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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반도체주 전망도 좋지 않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영향이다. 이번 실적 발표가 메모리 반도체 한파를 시사하는 만큼 국내 반도체 대형주 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대비 1.96%(46.33포인트) 내린 2313.69에 마감했다. 지난 20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0년물 국채금리 변동폭을 ±0.25%에서 ±0.5%로 확대하면서 10년간 고집해온 양적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에서 전환을 시작했다. 일본은행이 사실상 금리 인상에 나서자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7549억원어치를, 외국인은 303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은 1조219억 순매수했다.
마이크론 실적 부진으로 반도체 업황 우려는 커질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올 4분기 7년만에 적자 전환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회계연도 1분기 영업손실은 2900만달러(약 2600억원)로 집계됐고 매출은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40억9000만달러(약 5조2400억원)로 나타났다.
현재 반도체 공급 과잉이 10년래 최악에 직면했다는 게 마이크론 측 진단이다. 평균 재고일수는 전분기대비 75일 늘어난 214일이다. 산제이 메토르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달간 공급에 비해 수요가 크게 줄어 재고가 쌓이고 있고 회사는 가격 결정력을 잃게 됐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일정으로는 26일 예정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연설이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본은행 결정이 기존 완화적 통화정책의 기조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긴축 기조가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재차 긴축에 대한 경계감을 환기시킨다”면서 “특히 초저금리를 지속해온 일본 긴축 가능성이 증폭될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확대돼 금융시장 내 변동성을 재차 자극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적 관점에서는 안정적인 매출 증가와 지속적인 비용 감소를 보이는 기업과 투자 비중이 높고 양호한 수준의 현금을 보유한 기업에 주목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책 테마로 쏠릴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정책 테마로는 정부의 신성장 4.0 및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주목하고, 스마트그리드와 미디어 및 콘텐츠, 건설 및 원전 등 해외수주 분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올해 주식시장은 29일 폐장한다. 30일은 연말 휴장일이다. 본래 주식시장의 법정 공휴일은 12월31일이지만 올해는 토요일이라 하루 전인 30일로 앞당겨졌다.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 청산과 거래정보저장소(TR) 보고 업무는 휴장일 없이 정상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