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하락할 것"vs"계속 높은 수준"…미 3월 CPI 정점론 공방

  • 등록 2022-04-13 오전 7:07:57

    수정 2022-04-13 오전 7:40:56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점을 봤다는 견해가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3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8.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981년 2월 이후 약 40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컨센서스인 8.4%보다도 소폭 상회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1.2% 상승해 마찬가지로 월가 예상치인 1.1% 상승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항목 등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5%, 전월 대비 0.3%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기준으로는 컨센서스 6.5%와 같았지만, 전월 대비로는 전망치 0.5%를 소폭 하회했다. 전문가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근원 물가는 안정적이었던 셈이다.

앤드류 헌터 캐피털 이코노믹스 분석가는 CNBC에서 “3월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물가 압력이 마침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수치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유 가격이 하락 추세에 있어 4월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일부 반전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캐서린 저지 CIBC 캐피털 마켓츠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마켓워치에 “휘발유 가격이 최근 완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3월 인플레가 정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물가 정점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비행기 요금과 호텔 숙박비와 같은 서비스 가격 등 변동성이 심한 항목은 상승하는 반면, 집값과 같이 가격 탄력성이 약한 것들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고 짚었다. 결국 인플레이션 추이에 대한 판단은 근원 물가를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시각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기록한다 해도, 향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하방경직성이 나타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유명한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점에 도달했지만 끈질기고 불만스럽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2%대로 올린다고 말하는 것은 우습다. 임금 인플레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연준이 더 강도 높게 긴축을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한 셈이다.

이날 ‘WSJ 일자리 서밋’에 참여한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3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기준 컨센서스를 하회한 것을 두고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공식화 하고 6월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점 가능성이 있는 3월 물가를 확인하고도 연준의 계획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한 셈이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난주 연준이 더 빠른 속도와 큰 폭으로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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