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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2주 안에 연방 부채 한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입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부채 한도를 둘러싼 여야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대해 “의회가 마감 시점으로 여기는 오는 18일까지 부채 한도 합의에 실패하면 재앙이 올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연방부채 상한선을 법률로 정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돈 풀기로 현재 상한선을 넘어버렸다. 이 때문에 추가로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남은 현금 등으로 사실상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지만, 이번달 18일이면 이마저도 고갈된다는 게 옐런 장관의 주장이다. 의회가 상한선을 더 올리는 식으로 법을 바꾸지 않으면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게 되는 것이다.
만에 하나 미국의 디폴트 사태가 현실화한다면 국채금리가 치솟아 금융시장 전반이 패닉에 빠질 수 있다.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에 대한 신뢰 역시 떨어질 수 있다. 옐런 장관이 이날 침체, 재앙 등의 용어를 써가며 우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5000만명이 넘는 고령층이 사회보장 수표를 제때 받지 못하는 등 미국 곳곳에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이번주 중으로 부채 한도를 높여 경제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의회에 촉구했을 정도다.
옐런 장관은 “미국 국채는 오랫동안 지구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져 왔다”며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디폴트 사태로 인해) 이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건 파멸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또다른 악재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공급망 병목현상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있다”며 “나는 그것이 일시적이라고 보지만, 앞으로 수개월은 더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준이 올바른 정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연준은 연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를 실시할 게 확실시된다. 내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