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나이스는 △2021년 4월19일~7월31일 카카오페이 가맹점 모집(가맹 계약)시 건당 5만원 △2021년 9월~2022년 3월 7만원 △2022년 4~12월 2만~5만원을 밴 대리점에 지급했다. 밴 대리점은 밴사 위탁을 받아 가맹점을 직접 모집하는 가맹점 모집(가맹 계약) 대행업체다. 가맹점과 계약을 맺는 카카오페이가 밴사들에 가맹점 모집을 위탁하고, 밴사가 밴 대리점들에 재위탁하는 구조다. 밴 대리점이 받는 가맹모집 대행비는 ‘카카오페이→밴사→밴 대리점’으로 흘러가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밴사인 나이스가 자체적으로 밴 대리점에 모집 대행비를 준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이스는 매달 카카오페이 가맹점을 최소 5000개, 최대 1만개 정도 모집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 계산으로 나이스가 카카오페이 가맹모집을 위해 쓴 비용은 월 최소 1억원,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나이스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395억원인데, 간편결제사업자 1곳의 오프라인 가맹모집을 위해 수십억원을 쓴 셈이다. 나이스 측은 “업무상 비밀”이라며 카카오페이 가맹모집에 쓴 비용이 얼마인지 밝히지 않았다.
2022년 4~12월엔 자사 단말기를 판매하지 않고도 카카오페이 가맹 계약만 신규로 체결하면 2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하려는 결제사로선 가맹점을 우선 모집해놓으면 향후 이를 기반으로 벌일 수 있는 사업이 무궁무진하다”며 “다만 밴사가 단말기 판매 없이 결제사 가맹점 모집 때 비용을 쓴 점은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라고 했다. 나이스 측은 “새롭게 등장하는 간편결제 중계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영업정책이었다”고 했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나이스가 온라인 결제시장에서 대형가맹점인 카카오페이를 자사와 거래하도록 하기 위해 카카오페이 ‘숙원 사업’인 오프라인 진출 비용을 대납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카카오페이를 통한 신용카드 결제건수는 월평균 최소 6000만건으로 파악된다. 이중 나이스는 90% 이상을 중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나이스가 매달 카드사들로부터 받는 밴수수료(결제건당 약 15원)는 최소 8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카드결제는 밴 대리점에 나가는 비용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나이스로선 밴 수수료를 모두 챙길 수 있다.
카카오페이 측은 나이스의 영업 행태와 관련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나이스 측은 “오프라인 간편결제는 2021년 이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어 당시 오프라인간편결제 시장에 대한 당사 판단이 옳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당사와 카카오페이의 여전법상 부가통신업자와 대표가맹점으로서 거래 관계(온라인 거래 관계)는 본건 프로모션(오프라인 거래 관계)과는 별개의 다른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본지 취재와 관련해 금감원 검사국 직원과 검사역 경력이 있는 직원들은 “나이스의 오프라인 영업 행태가 석연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우회 리베이트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