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韓 농업…해외 진출이 답이다

국내 농기계 산업 정체기…시장 규모 한정적·고령화 진행
주요 업체들 해외 판로 모색…라인업도 다양화
"면밀한 시장 조사·현지 맞춤 진출 전략 수립 필수"
  • 등록 2023-11-24 오전 5:58:00

    수정 2023-11-28 오후 5:03:23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국내 농업이 한계점에 다다르면서 농기계 업계의 해외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연구개발(R&D) 뿐만 아니라 수출지원을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농기계 산업 시장은 정체된 모습이다. 지난 2019년 2조3500억원에서 2020년 2조2560억원, 2021년 2조3000억원 등 답보 상태에 빠졌다.

세계 1위 농기계 회사 존디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526억달러(약 70조7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대동, LS엠트론, TYM 등 국내 주요 농기계 회사의 매출은 각각 1조 4637억원, 1조 2095억원, 1조 1661억원으로 3개사의 매출을 합해도 존디어의 5.5% 수준에 그친다.

또 국내 시장은 규모의 한계가 있다. 벼농사는 재배면적 및 생산량이 줄고 밭농사는 기계화율이 낮아 생산성도 떨어진다.

이에 따라 국내 농기계 업체들은 이에 따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 농기계 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1260억달러(164조 8000억원)에서 2021년 1570억달러(205조 4000억원)으로 연평균 5.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국내서 관심이 많은 무인 자동화 트랙터의 세계 시장 규모도 2018년 10억달러(1조3400억원)에서 2024년 310억달러(41조64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대동(000490)은 내년 1분기에는 해외에서 프리미엄 중형(61~80마력대) 트랙터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북미 조립 라인 증설과 캐나다 법인 창고 확장 이전도 계획하고 있다. 유럽은 직판 체계를 갖춘 독일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간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올해 유럽에서 3000대, 5년 내 1만대 이상의 트랙터를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TYM(002900)도 북미 시장의 딜러 수를 늘리고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직접 수출의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중·대형 트랙터 시장으로의 진출도 추진한다. 북미 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약 20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트랙터 공장 증설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북미 지역에 집중된 시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새로운 지역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스마트 농업·모빌리티 플랫폼 개발 전문 기업 ‘긴트’의 임세호 운영총괄이사는 “경작 면적의 차이, 경작하는 사람의 유형, 작물의 차이뿐만 아니라 국가별 소득, 사용 가능한 예산까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며 “북미나 유럽은 농지면적이 넓어 법인이 주로 재배하므로 비싼 농기계도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면 동남아는 개인이 보유한 기계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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