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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여성 단체들은 낙태가 위법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위민온웹의 차단은 여성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성급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의료계는 낙태약이 정품이라고 할지라도 의사의 처방과 관리·감독을 받아야 안전한 만큼 낙태약의 온라인 판매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민온웹, 20015년 이후 한국 여성 1500여 명에게 낙태약 제공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 11일 통신소위원회를 열고 위민온웹의 차단 결정을 내렸다. 방심위의 결정 이후 지난 13일부터 해당 사이트는 전 통신사에서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위민온웹은 낙태가 불법인 나라의 임신 10주 미만 여성들에게 70~80유로(한화 8만~11만원)의 기부금을 받고 낙태약을 제공하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낙태가 불법인 한국에서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을 돕기 위해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유명해졌다. 위민온웹이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2015년 이후 한국 여성들의 상담은 3년간 4000여 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1500여 명이 낙태약을 받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의약품 판매가 불법이지만 이 사이트가 정부의 https 차단 정책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서 위민온웹과 관련된 논란이 커졌다.
그러나 방심위 측은 위민온웹은 차단 대상이 아니었고 KT를 제외한 통신망에서 접속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KT 측은 기술적 해석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며 즉각 위민옵웹에 대한 차단을 풀었다.
위민온웹이 정부의 http 차단 대상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여성 단체의 눈치를 보느라 불법 사이트를 방관한다는 비난이 나왔다.
이후 방심위는 지난 11일 해당 사이트에 대한 차단을 결정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이 사이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속적으로 차단 요청을 해왔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최근 논란이 일면서 식약처에서 다시 신청을 했고 회의를 거쳐 차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3일부터 전 통신사에서 접속이 불가능하지만 간헐적으로 접속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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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민온웹 차단에 대해 여성 인권 운동가들은 여성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안전한 낙태를 유도하기 위해서인데 위민온웹 차단은 여성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며 “낙태가 정말로 필요한 여성들은 더 위험한 낙태 방법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의료계는 의사의 처방 없는 온라인 판매는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동국 대한산부인과회 회장은 “외국에서 낙태약을 인정해도 의사의 관리·감독 아래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의사와 상담만으로 약을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음성적인 사이트에서 개인과 거래하는 낙태약은 가짜약을 거래해도 분간할 수 없는데다 부정기 출혈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낙태를 결정하는 여성들중 임신이 아닌데 약을 먹는 경우도 있다. 약 복용 이후 불완전한 유산이 있을 수도 있다”며 “의사의 판단 없이 약을 복용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