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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티빙은 불편하고, 넷플릭스는 편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자들은 재밌는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가를 최우선 가치로 플랫폼을 고르지만, 그다음에도 계속 그들을 묶어둘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는 앱 내 사용자 환경과 경험(UI·UX)의 편의성이다.
정말 티빙은 사용이 불편하고, 넷플릭스는 편할까. 양지을(52)티빙 공동 대표는 ‘익숙함의 차이’라며, 티빙도 그 익숙함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양 대표는 “플랫폼 사용 감에 대한 평가에는 기능의 편리함과 함께 얼마나 익숙하냐가 섞인다. 넷플릭스에 익숙한 분들이 다른 플랫폼을 사용했을 때 넷플릭스와 기능적으로 다르면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며 “티빙도 사용자가 점차 확대되고 익숙해지는 사람이 늘면서, 예전보다 편하다는 피드백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를 비롯한 티빙 직원들은 매일 아침마다 전날의 고객 피드백을 확인해 공유하고, 앱 편의성 개선을 위해 집중하는 과정을 반복한다고 했다.
앱 내 편의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앱에 무언가가 더 붙여지기보단, 오히려 비우는 방향으로 변했다. 앱의 위아래에 크고 복잡한 탭은 지우고 핵심만 남겼다. 티빙에는 대표가 머무는 별도 공간이 없고, 양지을 대표도 직원들과 함께 회의실 옆 일반 책상을 사용 중인 것도, 사소하지만 이러한 UX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양 대표는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고 많이 제공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고객들이 너무 거슬려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앱 상단에 있던 서비스 메뉴를 다 정리했다. 제가 인스타그램을 좋아하는데, 인스타그램도 처음에는 매우 단순하게 시작했다. 그러한 방향을 티빙에도 도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도 지금은 쇼핑이나 릴스 등 여러 가지 기능의 탭이 추가되면서 처음 들어간 사람에겐 복잡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은 누적된 이용자 수에 따라 기능을 차츰 도입했고, 첫 경험자보다는 쓰던 사람이 훨씬 많기 에 신규 기능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게 중요했다는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티빙이 현재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기술은 무엇일까. 양 대표는 “(네이버 출신인) 조성철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가장 공들이는 분야가 데이터와 추천 기술”이라며 “다른 곳과 비교해 여전히 고객 만족도가 떨어지는 게 추천이다. 해야 할 게 많이 남은 영역”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기술 도입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이 역시 당장 도입을 생각하고 있진 않으며, 철저히 고객 입장을 고려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는 계획이다.
양 대표는 “메타버스나 VR, 오디오 콘텐츠, 게임과 같은 다중결론 콘텐츠 등 관심 있는 것은 많다”면서도 “돈을 내고 보는 서비스다. 해보고 안 되면 말고라는 것로 접근할 순 없다. 테스트여도 당하는 고객은 있다. 고객입장에서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건 최대한 조심해서 접근하면서 차츰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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