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동의 타임머신]대형 디스플레이의 미래 `퀀텀닷`

OLED에 이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
2015년 삼성과 LG 나란히 퀀텀닷 TV 선봬
그해 이후 삼성이 퀀텀닷으로 지속 투자
2020년 이후 'QD-OLED' 제품 출시 예상
  • 등록 2019-08-31 오전 4:30:00

    수정 2019-08-31 오전 4:30:00

삼성전자의 ‘QLED 8K’ 98인치 제품.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다음달 6일(현지 시간)부터 독일 베를린에선 유럽 최대 IT·가전 박람회 ‘IFA 2019’가 열립니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내놓을 제품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폴더블폰 및 듀얼스크린폰 등 스마트폰입니다. 하지만 미국 CES에 비해 전통적으로 가전의 비중이 높은 IFA에선 TV가 핵심 전시 제품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지난해 IFA 2018에서도 두 회사가 8K QLED TV와 OLED TV를 각각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올해도 아직 공개하진 않았지만 각 사의 기술을 집약한 TV 신제품이 공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회사의 TV 디스플레이 방식은 각각 퀀텀닷(양자점·QD)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나뉩니다. 삼성은 퀀텀닷 필름을 LCD에 붙인 형태로 화질을 높이는 방식, LG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인 OLED 패널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TV는 퀀텀닷 적용한 자발광 디스플레이 제품입니다.

2015년 이후 삼성 ‘퀀텀닷’, LG ‘OLED’로 엇갈려

퀀텀닷은 크기가 나노미터(nm·10억분의 1m)에 불과한 초미세 입자로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세밀하고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 전력 소모량도 줄이면서 기존 LCD, OLED 등에 비해 색상이 더 선명하고 수명도 긴, 저렴한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은 물론 LG도 퀀텀닷을 이용한 TV를 과거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2014년 9월 열린 ‘IFA 2014’에선 어느 회사가 세계 최초의 퀀텀닷 TV를 내놓을지가 최대 관심사였습니다. 대부분은 삼성이나 LG가 퀀텀닷 TV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중국 업체인 TCL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세계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품을 내놓지 않자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습니다.

윤부근 당시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은 퀀텀닷 TV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내놓는 것이 목표”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넉 달 뒤인 2015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15’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퀀텀닷 TV를 공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략이 엇갈린 시점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2012년 1월 ‘CES 2012’에서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오너 일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세계 최초로 55인치 ‘슈퍼 OLED TV’를 공개했지만, 2014년 이후 더 이상 OLED 제품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대신 2015년부터 퀀텀닷을 프리미엄 TV의 주력 기술로 채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시작에선 삼성에 오히려 한발 뒤졌던 LG전자는 이후 OLED TV를 주력으로 삼았고, 중국 광저우 8.5세대 및 파주 P10공장 10.5세대 등 대형 OLED패널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2015년 초 당시 그룹 컨트럴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이 경영진단을 통해 OLED TV 사업을 ‘미성숙 기술’로 분류해 보류시키고, 퀀텀닷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13년 연속 TV 세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신기술 ‘QD-OLED’…밑바탕 청색 LED로 日‘노벨물리학상’

하지만 삼성도 이제 변화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 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당부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개발하고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는 퀀텀닷과 OLED를 결합한 QD-OLED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LG전자가 채용한 백색이 아닌 청색 OLED를 발광층으로 사용한 방식입니다. 삼성전자는 올 1월 CES 2019에서 비공개 부스에서 거래선들에게만 QD-OLED TV 시제품을 선보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번 IFA 2019에서 전면적인 공개가 이뤄질지도 주목할만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삼성의 QD-OLED의 밑바탕이라 할 수 있는 청색 발광다이오드를 발명한 것은 아카사키 이사무 일본 메이조대 교수와 아마노 히로시 나고야대 교수, 나카무라 슈지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 교수 등 일본인 과학자 3명이었습니다. 이들은 ‘빛 혁명’을 이룬 공로로 201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이카사키 이사무 교수는 “유행하는 연구 주제에 매달리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계속하다 보니 어쩌다 노벨상까지 받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합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재·부품 국산화도 수많은 연구자들이 단기 목표에 치중하지 않고 ‘축적의 시간’ 쌓아, 진정한 의미의 퀀텀닷 TV를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하는 날이 오길 기원합니다.

삼성이 개발하고 있는 ‘QD-OLED’ 구조도. (자료=하이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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