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나라’ 귀환에 엔씨소프트 주가 흔들…꼭지 지났나

'바람의나라 연' 일주일 만에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2위
'리니지2M' 매출 3위로 밀려나자 엔씨소프트 주가도 뚝
외국계 증권사 부정적 전망도 한몫
"역사적 고점 대비 부담스럽지 않아"…저가 매수 기회
  • 등록 2020-07-23 오후 5:30:33

    수정 2020-07-23 오후 5:30:33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리니지’ 성벽으로 견고했던 엔씨소프트(036570)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넥슨의 신작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나라 연’이 ‘리니지2M’ 매출을 앞지르고 리니지 시리즈의 아성에 처음으로 균열을 내면서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5.81%(5만원) 떨어진 81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일까지만 해도 엔씨소프트는 장중 99만7000원(종가 99만5000원)까지 올라 100만원 돌파를 목전에 두면서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앞다퉈 목표가를 상향하면서 131만원(미래에셋대우)까지도 제시했다.

하지만 2분기 실적 부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PC와 모바일 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3분기로 밀리면서 2분기 실적이 부진하다는 심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영업이익은 236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이 연구원은 “넥슨에서 내놓은 ‘바람의나라 연’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매출을 앞지르면서 우려감이 반영돼 하락세를 보였다”며 “이와 함께 이날 외국계 증권사에 엔씨소프트의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외국계를 중심으로 물량을 많이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날 매도 상위 창구에는 골드만삭스, JP모건, UBS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바람의나라 연’은 전날 저녁 업데이트된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에서 2위에 올라섰다. 이는 지난 15일 정식 출시한 지 일주일 만이다. 특히 ‘리니지2M’ 출시 이후 엔씨소프트의 게임이 3위로 밀려난 첫 사례다.

그동안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리니지2M’ 게임이 1, 2위를 집권해왔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출시 이후 2년 5개월이 넘도록 정상을 달렸고, 지난해 11월 출시된 리니지2M이 이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두 게임은 지금까지 1~2위를 오가며 리니지 성벽을 구축했다.

‘바람의나라 연’은 24년 동안 서비스한 넥슨의 첫 번째 지적재산권(IP) 바람의나라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MMORPG다. 바람의나라는 1999년 동시접속자수 12만명을 돌파하며 넥슨의 연 매출 100억원대 시대를 열게 한 게임이다. 2016년 기준 누적 가입자 수 2600만명을 넘어섰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과도한 하락은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바람의나라 연’의 흥행으로 인한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매출 하락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엔씨소프트의 MMORPG는 과금 강도가 타사 대비 강해 진입 장벽이 매우 높으며 ‘바람의나라 연’과 이용자층이 크게 겹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역사적 고점 대비로도 부담스럽지 않다”며 “연내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 ‘리니지2M’ 해외 지역 확장 등을 고려하면 과도한 주가하락은 매수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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