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식품업계 구독경제가 성장기를 넘어 정착기로 나아가고 있다. 애초 구독경제가 뿌리내릴 토양을 제공한 ‘합리적 소비욕’이 ‘충성 고객’이라는 과실로 영글어가고 있다. 우리 일상에 습관처럼 젖어들고 있는 구독경제는 소비자와 업계 모두가 과실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윈윈’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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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뚜레쥬르’가 도입한 월간 커피 정기구독권은 아메리카노 한잔을 정가보다 80% 싼 700원에 제공한 이후 식빵·모닝세트·커피의 매출이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싼 가격에 커피를 마시러 온 고객이 매장에서 돈을 더 쓴 것이다.
GS25도 비슷한 상품으로 효과를 봤다. 월회비 2500원으로 25%를 할인하는 ‘더팝플러스카페(CAFE)25’로 모집한 고객은 일반 고객보다 구매액이 3.7배 컸다.
가볍게 ‘더’ 쓰려면, 핵심은 낮은 가격이다. 커피는 이런 개념을 반영하기에 최적의 상품이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가치’가 있으면 마다할 일은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월 18만원짜리 과일 구독경제권을 구입한 고객에게 20만원 어치를 배송해준다. 백화점 전문인력이 선별한 고급 제철과일을 매주 배송하면서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 구독자는 서비스 출시 초기 대비 150% 증가했다. 반응이 좋아서 이번에 추석 선물세트로 출시했다.
가치는 특별한 날(명절) 더 빛난다. 롯데백화점은 한우와 청과로 구성한 비슷한 추석 선물세트를 냈다. 9~11월 석달 안에 선물을 나눠 받는 개념으로, 보관과 섭취가 여의찮은 수요를 겨냥한 신개념 구독경제 서비스다.
구독경제 산업을 연구하는 조혜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인구구조 변화 흐름에서 식품업계 구독경제는 확장성이 큰 분야”라며 “기존에 닦아둔 플랫폼 비즈니스를 활용하면 구독경제 서비스를 키우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