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HMM 매각 관련 업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기대감 속에 HMM의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기준 1월에만 20.41% 상승하며 2만3300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10조~11조원에 육박한다.
문제는 향후 인수 의향이 있는 대기업 그룹 입장에서는 이 같은 잠재 물량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이들 메자닌이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5억3600만주에 달하는 보통주가 새로 발행된다. 현재 상장된 주식인 약 4억8900만주를 뛰어넘는다.
이미 지난 2021년 산업은행이 3000억원, 해진공은 6000억원 규모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동걸 전 산은 회장은 “이익을 추구할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배임”이라며 “거둔 수익이 정책금융 재원이 된다”고 밝히며 주식 전환의 당위성을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주식 전환 발표 다음 날 HMM의 주가는 9% 가까이 빠지며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공적인 목적으로 지원한 자금을 이익으로 실현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의 핵심이 영구채의 처분 방식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자 측 부담을 줄이려면 당장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보다 영구채 형태로 보유하는 것이 낫다. 현재로서는 매각을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산은과 해진공이 당장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된다. 영구채 역시 점진적으로 매각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보냈다는 내용 역시 완전히 소설”이라며 “한진공, 해수부, 금융위 다 같이 협의해야 하는 사안으로 관련사항이 확정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매각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추정돼 전년 동기 대비 14.1%, 38.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