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는 지난 14일 평택공장에서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회사 회생을 위한 조인식을 가졌다. 정용원 관리인(사진 오른쪽)과 정일권 노동조합 위원장이 합의안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쌍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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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의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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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기자가 20대 시절, 그러니까 1990년대에는 쌍용자동차 코란도는 젊은층의 로망이었다. 튼튼해 보이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외관에 당시만 해도 SUV의 명가로 꼽히던 쌍용차라는 프리미엄까지 붙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코란도와 함께 무쏘, 티볼리까지 우리는 누구나 쌍용차에 대한 기억을 한두개쯤 가지고 있다.
그런 쌍용차가 위기에 처했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손을 뗀 후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새로운 주인을 찾아 회생절차를 조기에 졸업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특히 지난 28일 매각공고를 통해 투자자 유치에 나섰지만 곧바로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이 중간보고서에서 존속가치 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의견을 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또 쌍용차 노사가 2년간 인력 50% 무급휴직과 단협주기 3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다음달부터 시행하기로 했으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이 연일 자구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일각에서는 쌍용차를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쌍용차는 이대로 포기해선 안될 존재다. 우리에게 무쏘·코란도·티볼리로 대표되는 SUV 문화를 만들어준 기업일 뿐 아니라 협력사와 판매·부품대리점, 서비스 네트워크 등 20만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철수 후 지역경제가 무너졌던 경험을 되새겨 본다면 쌍용차 공장이 있는 평택의 지역경제를 위해서라도 쌍용차는 생존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턱대로 경쟁력이 없는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쌍용차는 이미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 왔고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전기차 신차 ‘코란도 이모션’의 양산에 돌입했고, 중형 SUV ‘J100’를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 기회를 줄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산업은행은 쌍용차가 투자자를 찾아 본격 회생계획을 실행하기 전까지 공장을 돌리고 신차 개발에 필요한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 또 쌍용차 노사 역시 어렵겠지만 추가적인 자구안을 내놓을 각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