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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전예약해도 실제 구매는 영업사업 통해야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 판매노조는 전날 소식지를 통해 “국내영업본부가 EV6 출시에 앞서 온라인 예약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로 인해 영업현장에 많은 혼란을 초래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기아는 오는 30일 EV6의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행사)를 한 후, 이어 온라인 사전예약을 순차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 사전예약은 말 그대로 약간의 계약금을 받고 온라인을 통해 사전예약을 받는 것으로, 테슬라가 하는 온라인 판매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사전예약을 한 구매희망자는 실제 차량이 출시된 후 영업사원을 통해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기아는 EV6 구매희망자가 온라인을 통해 희망 모델을 선택하고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는 방식으로 사전예약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기아 측은 “온라인 사전예약은 고객 편의와 모델별 수요 예측, 전체 판매물량 예측 등을 위해 진행하는 것으로 온라인 판매와는 전혀 다른 것”이라며 “실제 판매는 지점을 통해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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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볼보 등 수입차 브랜드 온라인 판매
문제는 이같은 영업조직의 반대로 인해 국내 자동차 판매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거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온라인 판매 중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소비자가 차량 검색에서 계약까지 가능한 ‘온라인 세일즈 플랫폼’을 올해 안에 구축해 선보일 예정이다. 벤츠는 이미 독일 등 해외 각지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행하고 있다.
BMW코리아도 ‘BMW 샵 온라인’을 통해 한정 에디션을 판매하고 있다. BMW는 지난해 총 20개 모델, 470여대의 온라인 한정 에디션을 판매했으며 올해도 매달 출시하고 있다.
볼보는 앞으로 선보이게 될 순수 전기차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구매과정에서의 복잡성을 근본적으로 줄이면서, 투명하게 운영되는 정찰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선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순수 전기차 XC40 리차지를 온라인으로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차(005380)·기아는 국내에서 판매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온라인 판매 관련 사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EV6의 온라인 사전예약처럼 판매 여부와 관계없이 ‘온라인’이란 말만 나와도 과민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판매 증가, 온라인 판매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온라인 판매를 하지 못하는 것은 경쟁력 향상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소비자 편익이 높은 온라인 판매는 시급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