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이 '슬럼프' 최영환에게 보낸 조언

  • 등록 2014-05-02 오후 1:43:00

    수정 2014-05-02 오후 4:54:10

비슷한 투구폼을 지닌 두산 노경은(위)과 한화 최영환(아래). 사진=두산/한화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한화 신인 투수 최영환(22)이 성장통을 앓고 있다.

최영환은 시범경기서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며 주목 받았던 새내기 투수다. 그의 묵직한 공은 바로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었고, 개막 엔트리에 합류해 지금까지 살아 남았다. 신인 투수들이 성공은 커녕 1군 엔트리에 드는 것도 힘든 최근 흐름을 감안하면 꽤 성공적인 출발이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를 밑돌고 있다. 11경기에 등판해 1승1패1세이브1홀드를 기록중이다. 제법 잘 했다고도 할 수 있지만 5.25나 되는 평균 자책점은 불펜 투수로서 낙제점이다.

최영환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만큼 그에 대한 이견도 적지 않았다. 프로의 벽을 넘기엔 아직 무리라는 평가가 분명 존재했다. 그 중심엔 최영환의 독특한 투구 폼이 있었다.(기사 ‘슈퍼 루키’ 최영환 투구폼, 편견일까 파격일까.http://starin.edaily.co.kr/news/NewsRead.edy?SCD=EB21&newsid=01289046606025288&DCD=A20102)

최영환은 백스윙이 거의 생략된 채 곧바로 발사 자세가 된 뒤 공을 던지는 폼을 갖고 있다. 체중 이동할 시간을 충분히 벌며 안정감 있게 공을 던질 수는 있지만 볼 끝에 힘을 싣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공존하는 폼이다. “체력적으로 받혀줄 수 있는 시범경기와 정규 시즌은 다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어찌됐건 최영환이 정규 시즌서 시범 경기 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그의 폼에 대한 분석은 편견이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영환의 길이 틀렸다고 아직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와 유사한 폼으로 국가 대표로까지 이름을 올린 투수가 있기 때문이다. 두산 노경은이 주인공이다.

입단 당시 기대만 놓고 보면 노경은이 훨씬 더 이름 값 있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그의 성장은 더뎠다.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았던 탓이다. 오랜 방황의 시간을 거친 뒤 마지막으로 시도한 것이 현재의 투구폼이다. 백스윙을 거의 하지 않은 채 발사 자세로 들어가는 지금의 폼으로, 노경은은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투수로 성장했다.

그래서 물었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최영환에게 조언을 부탁합니다.”

노경은의 답은 “지금의 자신을 믿고 던지는 것이 우선”이었다.

노경은은 “백스윙이 짧은 투수들은 안좋아지는 현상이 오히려 백스윙이커지는 것이다. 주위에서 볼 끝이 떨어진다고들 말하니 더 세게 던지려다 그렇게 되는 것이다. 밸런스와 공은 폼으로던지는 거라 생각하고 절대 평정심을 잃어선 안된다. 힘이 들어가서 더 세게 던지려 하면 안된다. 누가 뭐라 하건 자신의 밸런스를 유지한 채 80% 정도의 힘으로 던진다는 기분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히려 그럴 때 100%의 힘이 나온다. 그럴 때 더 볼 끝도 좋다. 지금 폼을 유지하면서 80%의 기분으로 던지면 스트라이크를 더 잘 던질 수 있게 되고 볼카운트가 유리해지면 결과도 좋아진다. 결론은 ‘오버피칭은 절대 금물’이라는 것이다. 백스윙이 짧다고 체력이 떨어지고 남들 보다 힘들다고 생각하면안된다. 중심이동으로 팔을쉽게 끌어와서 릴리스포인트에서만 공을 강하게때리는 스타일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라. 자기한테 맞는폼이니깐 좋은구력도 나오는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슬럼프를 탈출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도 선뜻 공개했다.

노경은은 “안좋을때 수건을 들고 쉐도우피칭을 많이 하면서 백스윙을 다시 찾아왔다. 이번 시즌도 똑같이 초반에 안좋을때 쉐도우피칭으로 밸런스를 다시잡았다. 스윙이 커지지 않도록 자신만의 밸런스를 당당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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