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집중력과 의지가 내 골프의 힘"

  • 등록 2017-03-03 오후 2:56:58

    수정 2017-03-03 오후 2:56:58

박인비가 3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 뉴 탄종 코스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2라운드 2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후 손을 들어 갤러리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태성 기자  Photosketch
[싱가포르=이데일리 골프in 김세영 기자] 박인비(29.KB금융)의 플레이는 화려하지 않다. 스윙도 멋지지 않다. 그럼에도 남녀 골프 선수 통틀어 최초의 ‘골든 슬램’(올림픽 금메달+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그 과정에 역경도 있었다.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후 극심한 슬럼프를 겪다 2012년 부활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손가락 부상으로 리우 올림픽 출전 여부조차도 불투명했을 때 모두의 예상을 깨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상 치료를 위해 오랜 기간 필드를 떠났던 박인비는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첫날 공동 2위에 오르며 ‘여제의 귀환’을 예고했다. 매번 시련을 극복하고 우뚝 일어서는 그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대회 개막 전날과 1라운드 직후 만나 이와 관해 물어봤다.

“집중력과 의지인 것 같아요.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물론 있어야 하고요. 사실 지난해 올림픽을 앞두고도 자신감을 얻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제 안에 있었어요.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였고, 힘든 결정을 했으니까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자라고 했죠.”

- 올림픽 금메달이 새로운 동기부여도 됐을 텐데.

“골프를 대하는 것 자체가 조금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골프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지 못했죠. 오히려 도망가고 싶었을 때도 있었고요. 아무래도 쉬는 시간을 갖다 보니 골프와 제 자신에 대한 감사함도 느끼게 됐어요. 골프를 더 좋아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지난 2014년 결혼한 박인비는 2세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난해 부상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가족을 갖고 싶다”고 했다. 박인비는 “당시 말한 가족이라는 표현에 2세도 당연히 들어갈 수 있다. 당장의 일은 아니지만 손가락 문제로 힘든 시기여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며 “그러나 골프와 육아를 동시에 할 자신이 없다. 지금은 골프를 하는 게 더 좋다. 그래서 조금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올 시즌 계획에 대해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게 일차적인 목표고, 메이저 우승을 더 했으면 한다. 메이저 대회가 몰려 있는 6, 7월에 컨디션을 최대로 끌어올리면 좋을 것 같다"며 "그러나 그것보다 빨라도 좋고, 조금 늦어도 느긋하게 보고 대처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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