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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개막해 10일까지 열린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2023)이 그 주인공이다. ACFM은 영화 및 영상 콘텐츠는 물론, 도서, 웹툰, 소설 등 원천 IP(지적재산)까지 총망라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산업의 장이다. 팬데믹의 여파가 잦아든 지난해부터 재개해 올해도 열렸다.
올해 ACFM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1홀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작년보다 약 30% 정도 행사장의 규모를 늘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필름마켓에 50여개 국 약 1800여 명의 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면, 올해는 총 49개국 877개 업체, 2479명의 산업 관계자들이 참가 등록했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필름마켓도 매년 조금씩 성장 중이다. 올해는 필름마켓이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돌아가 성대히 치러지는 모습”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올해 마켓에는 다양한 국가의 세일즈사, 바이어, 프로듀서, 투자자, 판권사 등이 대거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ACFM의 주요 기능인 영화·영상 판권 거래를 위한 국내외 세일즈사들의 부스는 올해 신규 참가하는 32개 기관 및 업체를 포함해 총 23개국 271개사가 참여했다. 2006년 제1회 아시아필름마켓부터 함께해 온 유럽영상진흥기구(European Film Promotion, 이하 EFP)와 프랑스의 유니프랑스(UniFrance)가 공동 개설한 유럽관에는 39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신규 참가하게 된 인도네시아, 키르기스스탄 그리고 오스트리아를 비롯하여 한국, 대만, 일본, 필리핀, 태국, 몽골 등 10개의 국가관이 함께했다.
또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우수한 원천 IP를 산업 관계자들에게 소개하는 부산스토리마켓에는 스튜디오드래곤, 스튜디오S, 스튜디오룰루랄라(SLL)를 포함한 국내 방송사 및 스튜디오와 스튜디오앤뉴, 와이낫미디어, 팬엔터테인먼트 등 드라마 제작/투자사 200여 명이 영상화를 위한 원작 판권을 구매하기 위해 참가했다.
나흘에 걸쳐 ACFM은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미팅 건수 826건, 부산스토리마켓 미팅 횟수 총 1000건을 성사시켰다.
올해 콘텐츠판다가 주력한 작품들은 NEW에서 배급하는 ‘히든페이스’, ‘핸섬가이즈’를 비롯해 강동원 주연의 ‘설계자’(가제), 조정석이 주연을 맡은 ‘행복의 나라’(가제) 등이 있다. 부가판권 세일즈를 맡은 ‘데드맨’도 판매했다. 특히 콘텐츠판다는 올해 필름마켓에서 작품 관련 부스를 크게 열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메인 아트워크로 전면에 배치된 ‘히든페이스’와 ‘핸섬가이즈’는 영화 속 모티브를 활용한 규모감있는 볼거리로 많은 바이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정하 이사는 “‘설계자(가제)’ 역시 해외 마켓 런칭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행복의 나라’(가제)는 정치, 역사, 법정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일본 바이어들이 흥미를 가지고 여러 문의를 줬다”고 전했다.
쇼박스 관계자 역시 “코로나19로 오프라인에 참석하지 못했던 바이어들이 많이 돌아온 느낌을 받았다”며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인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주연 ‘파묘’를 중심으로 판매를 진행했다. 장르성이 분명해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들의 관심을 얻었다. 특히 동남아 지역의 수요가 높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CJ ENM에서는 강동원 주연 추석 개봉 영화인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과 설경구 주연 ‘소년들’의 추가 세일즈에 집중했고, 올해 신규로 부스를 개설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전도연 임지연 지창욱 주연 ‘리볼버’가 큰 관심을 끌었다. 플러스엠 관계자는 “‘리볼버’의 경우, 오승욱 감독의 신작으로 ‘무뢰한’ 이후 전도연과의 재회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며 “특히 칸에 초청된 ‘헌트’, ‘화란’에 이어 다시 한 번 제작사 사나이픽처스와 플러스엠이 의기투합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상영 작가 원작에 김고은이 출연하는 ‘대도시의 사랑법’도 해외 바이어들의 기대감을 더했다”고 말했다.
다만 활발한 미팅 열기에도 불구하고 신규 프로젝트가 적어 작년보다 큰 규모를 실감하기 어려웠다는 아쉬움도 이어졌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예년과 같이 주로 아시아 바이어들이 참석했고, 가장 열띤 분위기가 한창일 마켓 1~2일차가 예상보다 한산했다. 올해 마켓에서 새로이 선보이는 신규 프로젝트 수도 많지 않은 분위기였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 역시 “바이어들이 느끼기에 새로 오픈된 신규 프로젝트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렸다. 그래서 규모가 커졌는지를 따로 실감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