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은 27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내 구단 사무국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후로 성남일화에서 깨끗하게 떠난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감독은 지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수석코치로 K리그 3연패를 도왔고, 2005년부터 정식 사령탑을 맡아 2006년 K리그를 제패하는 등 10년 이상 성남과 맺었던 인연을 끊게 됐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소감은.
▲경기외적으로 인터뷰를 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수많은 인터뷰를 해왔지만 이렇게 떨려본 적이 없다. 1998년 9월18일 코치로 시작해 지금까지 많은 것을 누렸고, 이뤘고, 경험했다. 불혹의 나이를 성남에서 다 보냈다. 그동안 전폭적으로 지지해 준 박규남 사장님 이하 구단 직원, 코칭스태프, 선수들, 서포터스에게 감사드린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는데 그만두는 이유는.
▲혼신의 힘을 다해 선수들을 지도 했다. 이번 시즌 후반기에 분위기를 잡지 못했던 것이 내 능력 부족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구단에 이야기를 했고 공부를 더 하며 재충전을 하고자 결심했다.
▲오늘(27일) 이후 성남에서 깨끗하게 떠난다. 하지만 앞으로 공부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준 구단에 감사한다. 감독을 맡은 이후 시간에 쫓겨 왔다. 이제 짐을 벗고 시간을 투자해 전 세계를 돌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국내 전 구단을 돌면서 그동안 못했던 축구 공부를 더 하고 싶다.
-단순히 성적부진으로 인한 퇴진인가. 아니면 항간에 떠돌던 이동국 영입 관련 구단과의 불화설 때문인가,
▲이동국과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선수영입은 전적으로 감독의 의지다. 감독의 의지가 없으면 선수는 영입될 수 없다. 또 이동국은 성남에 와서 게으름을 피우거나 스타플레이어라고 안 좋은 태도를 보인 적이 없다.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팬들에게 무엇인가를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 때문에 많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 외부에서 떠도는 불화설과는 관계없다.
-성남에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1999년 FA컵을 우승했을 때다. 당시에는 나와 구단 모두 정말 힘든 시기였다. 우승하고 난 뒤 선수단, 프런트, 서포터스 모두 다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2001년, 내가 구단에 들어 온 뒤 처음으로 K 리그 우승을 했을 때와 2006년, 감독으로서 처음 K리그를 제패 했을 때다.
▲2004년 알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서 원정에서 이기고 홈에서 대패(0-5)해 우승컵을 놓쳤을 때와 지난 해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을 못했던 게 가장 뼈아픈 순간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ACL 우승을 하고 싶다. ACL 우승을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된 것이 가장 아쉽다.
-그동안 감독으로서 100% 역량을 발휘했는지.
▲그렇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도 혼신의 힘을 다해 팀에 열정을 바쳤다.
-성남구단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무엇보다 선수들이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기 바란다. 뒤돌아보면 용인에서 아무 걱정 없이 훈련을 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시설 면에서 발전한다면 성남은 더욱 명문구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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