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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소니는 영화 ‘소울메이트’를 통해 소울메이트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돌아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 ‘소울메이트’ 개봉을 앞둔 전소니는 이 작품을 계기로 민용근 감독과 배우 김다미란 좋은 소울메이트를 만났고, 배우로서 한 뼘 더 성장했다.
전소니는 9일 ‘소울메이트’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소울메이트’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 분)와 하은(전소니 분), 그리고 진우(변우석 분)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한 이야기를 담은 청춘 성장 멜로 영화다. 극장가에 보기 드문 여성 서사로, 두 여성의 사랑같은 우정을 담았다. 중국의 인기 원작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전소니는 극 중 하은 역을 맡아 인상깊은 열연을 펼쳤다. 하은은 고요하고 단정한 분위기를 지닌 인물이다. 단짝 친구 미소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안위와 감정을 먼저 챙길 정도로 배려심이 많고 둥글둥글한 캐릭터다. 늘 당당하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친구 미소를 동경하면서, 춤추듯 흔들리는 미소의 위태로운 감정을 보듬어주는 속 깊은 면모를 지녔다.
전소니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 하은에 대해 “미소와 함께 있을 때 조화를 이루면서도 두 사람의 차이를 보다 드러내고 싶었다”며 “하은이는 다른 사람을 편안히 해주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가 아닌, 그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게 곧 자신의 행복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보다는 상대가 늘 우선이 되는 그런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학창시절 하은이가 진우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만큼은 하은이지만 미소처럼 망설이지 말아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나중에 (김)다미가 그 장면을 모니터링하는데 ‘그 때 하은이 모습이 미소같다’고 말해줘서 기뻤다”고 회상했다.
그는 “저와 다미,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뀌었어도 충분히 연기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그래야 극 중 미소와 하은 두 사람의 관계가 떼어놓을 수 없이 연결돼있다는 지점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미가 하은이를 연기했어도 아마 잘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전소니가 ‘소울메이트’를 통해 얻은 가장 값진 성과 역시 ‘관계’,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으로 첫 호흡을 맞춘 동생 김다미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고 했다. 전소니는 김다미에 대해 “다미가 좋은 걸 주면, 저는 더 좋은 걸로 보답하고 싶게 만든다. 그런 연기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상대”라며 “연기를 하고 있지 않을 때는 주로 대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내가 바라보는 관점과 상당히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소울메이트’의 각본 및 연출을 맡은 민용근 감독과도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소중한 친구가 됐다고 덧붙였다. 전소니는 “자신이 모르는 점을 솔직히 털어놓고, 고민되거나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들어낼 수 있는 결단을 가지셨다”며 “그런 면에서 강인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터놓고 다가와주셨기 때문에 저 역시 모르는 부분을 터놓고 여쭐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나중엔 감독님과 나이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더라”고 떠올렸다. 민용근 감독이 ‘이 영화와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전소니는 또 “촬영 내내 어떻게 하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보다는 장면 장면 사이의 감정, 생각들을 더욱 되돌아봤다. 그 도움을 준 게 감독님과 다미였다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준비하지 않아도 감독님, 다미와 이야기하고 카메라 앞에 서면 그냥 자연스레 제가 하은이가 되는 기분이었다”며 김다미와 민용근 감독에게 영광을 돌리기도 했다.
극 중 미소와 하은과 같은 소울메이트가 있냐는 질문에 전소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동생을 꼽았다. 전소니는 “동생과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 각별하다”며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동생이 떠올랐다. 아직 동생은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 작품을 봐줄지 반응이 궁금하다”고 애정을 전했다.
‘소울메이트’가 오랫동안 여성의 이야기를 기다려온 관객들의 기다림을 해소해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밝혔다. 전소니는 “감독님과 여성 서사가 너무 오랜 시간에 걸쳐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라며 “우리가 ‘여성의 이야기’, ‘그 시절 여자 아이들의 사춘기, 관계, 흔들림’에 대한 이야기를 기다려왔듯, 관객 분들도 그런 작품을 기다리신게 아닐까. 저희 영화가 그 기다림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