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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리니 감독은 조별리그부터 상대팀에 맞춰 꼼꼼하게 전략을 준비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모든 선수가 공격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대로 공격 방향을 다변화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김연경(상하이) 뿐만아니라 박정아(한국도로공사), 김희진(IBK기업은행), 양효진(현대건설) 등도 중요한 고비에서 과감하게 공격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라바리니 감독은 상대 블로킹 및 수비 위치에 따라 공격 위치나 방법을 세심하게 정해진다. 심지어 승부처에선 서브를 넣는 방향이나 구질까지 직접 지시한다. 지난 터키전에서 5세트에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든 박은진(KGC인삼공사)도 미리 준비한 비장의 무기였다. 대표팀 센터 양효진은 “라바리니 감독의 전략에 따라 엄청난 훈련을 했는데 그 과정이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번 브라질전에서도 다시 한번 맞춤전술을 준비한다. 브라질은 이미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대결한 상대다. 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도 맞붙은 적이 있다..
브라질방송 ‘헤지 가제타’도 이번 4강전을 앞두고 “라바리니 감독이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라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라바리니 감독은 누구보다도 브라질을 잘 아는 지도자”라며 “도쿄올림픽 결승 진출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기에 방심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라바리니 감독이 브라질에서 성공한 기억, 남미 무대에서 보여준 지도력에 여전히 위력적인 김연경의 활약까지 더해지면 한국과의 4강전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브라질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전달했다”며 “상대 팀 선수와 관련된 정보는 무척 중요하고, 그에 맞춰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라질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특히 공수 균형이 뛰어나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준결승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한국 여자배구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무려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확보한다.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또 한 번 기적이 일어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