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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 A씨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TV 중계를 보면서 의아해했다. 그는 MLB 팀이 한국에서 경기를 펼치는 흔치않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온라인 예매에 도전했지만 끝내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작 고척 스카이돔에 빈자리가 많이 보이다보니 살짝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MLB 서울시리즈의 중계권사이자 마케팅 파트너인 OTT업체 쿠팡플레이에 따르면 오는 2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다저스가 맞붙는 서울시리즈 1차전 예매는 8분 만에 매진됐다. 21일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7일과 18일 열린 키움히어로즈, LG트윈스, 팀 코리아와 스페셜매치도 티켓을 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열렸을 때 고척스카이돔 관중석에는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17일 다저스와 키움이 맞붙은 스페셜매치에는 1만4671명 관중이 찾았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매진은 아니었다. 고척스카이돔 관중석 최대 수용 규모는 1만6000석이다. 이후 경기도 군데군데 빈자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경기장 밖에선 경기 티켓이 최대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으로 부풀려 거래되는 실정이다. 그런데 정작 경기장에는 빈 자리가 있다니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진심으로 야구를 보고 싶은 팬들이 피해를 본 셈이다. 일본 언론조차 고척스카이돔 빈 자리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예약할 수 있는 좌석을 인식해 자동으로 선택해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한 암표 판매 업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중고거래사이트나 SNS 등을 표를 되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웃돈을 주고 암표를 살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일반인들까지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 구매에 나서다보니 표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업자들이 대량으로 확보한 티켓 가운데 팔리지 않은 것은 그대로 ‘노쇼’가 되고 빈자리가 된다.
한 관계자는 “업자들이 몇 배에서 몇 십배 수익을 챙겼기 때문에 일부 티켓이 팔리지 않아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순진한 팬들만 피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공연 입장권 부정 판매를 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공연법이 오는 22일부터 시행된다. 앞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 입장권과 관람권을 구매한 뒤 웃돈을 받고 되파는 부정 판매 행위가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스포츠 경기 입장권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부정 판매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도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대회 티켓을 판매하는 주체는 쿠팡플레이지만 MLB 사무국이 직접 관리하는 티켓 비중도 상당하다. MLB 사무국은 선수 가족 및 야구 관계자, 스폰서 등에 상당량의 초대권 형태로 티켓을 뿌렸다. 그 초대권을 받은 이들 가운데 경기장에 오지 않은 비중이 클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 추측이다. 다만 관계자에 따르면 MLB 사무국은 초대권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선 철저히 비밀로 부치고 있다.
철저한 보안검색 때문에 관중석 빈자리가 많아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17, 18일 열린 스페셜매치의 경우 이미 경기가 시작됐는데도 구장에 들어오지 못한 팬들이 제법 많았다.
MLB 사무국이 주최하는 이벤트다보니 보안 검색도 MLB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관중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가방을 일일히 열어 내용물을 확인한다. 관중이 몰릴 때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길게 줄을 서 기다려야 경기장 안에 들어갈 수 있다.
일부 팬들은 온라인 게시판 등에 ‘보안 검색이 너무 지나쳐 불편하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반면 “일찍 도착하면 전혀 문제없다”, “안전을 위한 것인데 이해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