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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는 올시즌 대도 자리를 예약해두고 있다. 시즌 목표를 30개 정도로 잡아뒀던 김상수는 어느덧 도루 49개를 기록해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2위 서건창(넥센)과는 7개차. 남은 경기수를 봤을 땐 쉽게 뒤집힐 수 없는 격차다.
성공률도 높다. 도루 실패는 단 6개뿐. 성공률 89%를 자랑하고 있다. 도루 5위권 내에 포함 된 선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삼성의 최초 도루왕을 노리고 있을 뿐더러 김상수 개인으로서도 커리어하이 기록이다. 김상수가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해는 2010년 30개였다. 타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 해(2할9푼8리)에도 14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었다.
그래서 올해 김상수가 대도가 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전직 도루왕’ 오재원도 마찬가지였다.
내심 올시즌 도루왕 재등극을 노려봤던 오재원도 김상수의 페이스엔 혀를 내두르고 있다. “올해 도루에 있어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잠재력이 터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나와는 비교가 되지도 않는다”는 자체 평가도 덧붙였다.
김상수가 이렇게 가장 강력한 상대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는 못했다는 오재원. 그는 “모든 노하우가 축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평호 주루코치가 영입되며 김상수에게 많은 노하우와 팁을 전해주고 있지만 결국 도루 타이밍을 잡는 캐치 능력과 주력, 센스는 가르쳐준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오재원은 “도루를 할 때 왜 죽었고 왜 살았는지, 또 수비 때는 유격수로서 어느 타이밍에 다른 주자들이 뛰고 어떻게 슬라이딩을 하는지, 그런 것들을 경험하면서 노하우들이 모두 축적이 된 게 아닐까 싶다. 상수가 원래 발이 느린 선수도 아니었고 그런 것들이 올해 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진짜 도루의 순간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도루 노하우에 대해 얻은 것이 많았을 것이라는 게 오재원의 설명이었다.
또한 김상수는 직접 누상에 나가서도 올해를 제외하고 5년 동안 모두 116번의 도루 성공과 35개의 도루 실패를 기록했다. 성공 경험과 실패 경험 모두 직접적으로 김상수에게 도움이 되고 있었다.
도루 성공률 89%가 말해주듯 김상수는 거침없이 달리면서 자신감까지 얻었다. 김상수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동력이 됐다.
오재원은 “젊은 패기로만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계속 도루 시도를 하는데 그게 성공을 하니까 이젠 불이 붙은 것 같다. (미리) 축하한다고 전해달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