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저에게 깊숙이 박힌 드라마와 캐릭터에요. 오랫동안 ‘앓이’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한다다’)를 통해 지난 6개월간 시청자들과 만나온 이상엽의 말이다.
‘한다다’에서 윤규진 역을 맡았던 이상엽은 드라마 종영 하루 뒤인 14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같이 즐거워해주시고 울어주신 분들 덕분에 힘을 내어 촬영할 수 있었다”고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10, 20대 분들이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많이 남겨주시는 걸 보면서 주말드라마임에도 중년층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사랑받는 작품이라는 걸 실감했다”면서 “옆집 혹은 뒷집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리기도 했고, 적재적소에 웃음요소도 있어서 많은 분이 재미있게 봐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한다다’ 속 윤규진은 소아과 병원 내과의이자 유들유들한 성격과 훈훈한 외모를 지닌 캐릭터다. 이상엽은 엄마인 윤정(김보연)과의 갈등, 송가네 셋째 나희(이민정)와의 이혼 후 연애와 재결합, 동생 재석(이상이)과의 겹사돈 문제 등 바람 잘 날 없었던 인물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연기력을 뽐냈다.
이상엽은 “처음에는 저와 전혀 비슷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캐릭터였는데 찍다 보니 윤규진이 곧 저였고 제가 윤규진이었다”면서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남편이자 아들이자 형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100회 분량의 작품을 촬영하면서 연기 순발력도 기를 수 있었고, 힘을 쫙 빼고 연기하는 방법도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상대역인 이민정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상엽은 “워낙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성격이라서 의지를 많이 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이민정에게 기댄 드라마’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는데 실제로 그랬다. 한 가정의 어머니이자 한 살 많은 누나인 만큼 저를 잘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찐남매’로서 위기상황을 헤쳐나가는 좌충우돌 우여곡절 폭소대활극을 함께 찍어보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이상엽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민정의 남편이자 배우인 이병헌이 ‘한다다’ 모니터링을 한다고 언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묻자 그는 “처음엔 모니터링을 하신다고 해서 약간 부담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나중에는 든든함이 느껴졌다”면서 “이 자리를 빌려 너무 감사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연말 시상식에서 이민정과 베스트커플상을 받아보고 싶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한편 ‘한다다’에서 윤규진과 송나희는 재결합한 뒤 쌍둥이 자녀를 얻으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방송 초반 식당에 가면 ‘와이프한테 잘하라’면서 혼을 내는 분들이 많았다는 에피소드를 밝힌 이상엽은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결국 중요한 건 대화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또 촬영을 하면서 문득문득 외로움을 느꼈다는 그는 ‘한다다’에 출연하면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제 못생긴 모습을 다 보여줘도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이상엽은 올해 SBS 드라마 ‘굿 캐스팅’과 ‘한다다’에 연이어 출연하며 쉼 없이 달렸다. 그는 “제가 가진 걸 바닥까지 다 보여드린 게 아닐까 싶어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열심히 지냈다는 점에서 감사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돌아봤다. 차기작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터뷰 말미에 이상엽은 “일단 비디오게임을 비롯한 취미 활동을 하면서 이것저것 배워보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라고 미소 지으면서 “신중하게 다음 작품을 고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