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대신 글러브 낀 김대환 해설 "배우는 마음으로 도전"(인터뷰)

  • 등록 2014-12-10 오후 12:10:31

    수정 2014-12-10 오후 12:10:31

종합격투기 해설가에서 선수로 변신하는 김대환. 사진=로드FC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종합격투가 해설가로 유명한 김대환(35·김대환복싱MMA)이 마이크 대신 오픈핑거글러브를 끼었다. 익숙한 중계석 대신 차가운 케이지에 직접 뛰어들었다. 냉철한 분석 대신 뜨거운 주먹을 주고받아야 한다.

김대환은 오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 대회 ‘로드FC 020’에서 파이터로 변신한다.

로드FC, UFC에 이르는 국내·외 종합격투기의 해설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대환은 30살이 넘은 지난 2011년 전격 선수로 데뷔했다. 20대 초반에 아마추어 입식타격기 선수로 잠깐 활약한 적이 있었지만 프로 파이터로 뛰어들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였다. 당연히 우려와 걱정의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격투기에 대한 열정 하나만을 가슴에 안고 도전을 시작했다. 2011년 3월 영국에서 열린 시합에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4전을 치러 3승1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치르는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대환의 상대는 일본계 브라질 파이터인 더글라스 코바야시(29)라는 선수다. 2012년에 데뷔해 6전 4승2패의 전적이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일본 파이터 키요시를 상대로 1라운드 4분14초 만에 니킥 TKO승을 거둔 바 있다. 경력이나 실력. 체력 모두 김대환에 훨씬 앞서 있는 선수다.

경기를 앞둔 김대환은 “상대를 확인해보니 정말 강한 선수더라. 이기든 지든 많이 배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이기고 지는 것은 것보다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 자신과 싸우는 것이라 생각하다. 상대가 강하지만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속마음을 전했다.

다음은 ‘파이터’ 김대환과의 일문일답.

-UFC 해설자로 활동하면서 체육관도 운영하고 있다. 운동에만 전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솔직히 내 레벨 선수면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톱 레벨 선수 같으면 전업으로 운동만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경험이 많지 않다. 내 정도 레벨이면 특히 외국선수는 다 투잡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다 운동에만 전념할 수 없다. 그래도 할 수 있는 한도에선 최대한 열심히 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훈련은 짬을 내서 어떻게든 하는데 쉬는 시간이 없다 보니 회복이 더딘 부분은 있다. 그런 것들을 주의하면서 훈련을 해왔다.

-과거 아마추어 입식타격기 선수로 활약했다고 하지만 정식 선수로는 30살 넘어 데뷔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종합격투기 스포츠가 너무 좋은데 나이가 더 들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 직업이 해설자다 보니까 경기를 직접 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실제 경기를 하는 것은 해설을 충실히 하려는 방편이기도 하다. 또한 경기를 준비하면서 기술뿐만 아니라 나라는 사람 자체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몸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이 뛰고 싶다.

-로드FC는 아시아에서도 메이저 대회다. 큰 대회에 참가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센트럴리그(로드FC 아마추어리그)에 나갔을 때도 정문홍 로드FC 대표가 제의했다. 처음에는 고사했는데 이번에는 연말 대회라 스페셜 매치 차원에서 나가게 됐다. 조금 더 준비하고 나가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로드FC에서 뛰는게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준비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기회가 왔을때 잡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상대 선수가 너무 강하다는 우려도 있다.

▲상대가 2012년 코리안탑팀 소속의 김한솔 선수에게 진 적이 있다. 2년 반이 지났는데 지금 그 선수를 보면 완전 다른 사람이다. 몸도 커지고 타격도 늘었다. 자신감도 붙고 전적도 쌓이면서 승리도 많아졌다. 솔직히 모르겠다. 정문홍 대표가 상대를 알려줬을 때 무조건 OK 했다. 나중에 그 선수를 확인해보니 정말 잘하는 선수더라.

김훈 관장이나, 양성훈 관장 등 지인들에게 그 선수에 대해 물어보니 ‘정말 잘한다’, ‘예전과 완전히 변했다’, ‘나와 스타일이 안 맞는다’라는 얘기를 해줬다. 이기든 지든 많이 배우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선 경기를 보면 주로 스탠딩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원래 했던 입식타격기를 바탕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만든 것인가.

▲사실은 내가 몸이 너무 뻣뻣해서 태클을 잘 못한다. 스타일 자체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하는 것보다 킥도 못 차고 태클도 잘 안 돼서 그런 부분이 있다. 레슬링의 큰 테이크다운을 하려면 훈련도 많이 해야 하지만 타고난 유연성이 필요하다. 대신 나처럼 뻣뻣한 스타일인데 디펜스와 기본기에 신경쓰면서 점수를 따는 선수들이 있더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몇 개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이 지금의 스타일이 된 것 같다.

-상대와 스타일이 안 맞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그 선수가 빠른데 나는 느린 편이다. 나는 유연성은 없는데 근력은 조금 있는 편이다. 또 파워는 있는데 스피드는 떨어진다. 이재선 관장이 ”링이면 훨씬 유리하게 경기를 끌어갈 수 있는데 케이지다보니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해줬다. 나도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 로드FC의 케이지가 굉장히 넓지 않나. 훈련을 해보면 결코 쉽지 않다.

-경기를 앞두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사실 당연히 이기고 싶지만 이기고 지는 것은 것보다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 자신과 싸우는 것이라 생각하다. 상대가 강하지만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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