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무적함대' 스페인, 메이저 3연패 가능할까?

  • 등록 2012-06-19 오후 3:20:43

    수정 2012-06-19 오후 3:20:43

▲ 크로아티아전에서 후반전에 교체 아웃되는 페르난도 토레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메이저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무적함대' 스페인이 불안하다.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예전의 강력함은 많이 퇴색된 모습이다.

스페인은 1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조별리그 C조에서 2승1무 승점 7점을 기록,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이탈리아와의 첫 경기에서 1-1로 비겼을 뿐 아일랜드와 크로아티아를 잇달아 제압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스페인의 명성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유로2008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그들이 보여줬던 압도적인 경기력을 고려하면 이번 유로2012에서 나타난 모습은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구체적으로 스페인은 C조 최약체로 평가받은 아일랜드전에서만 4-0의 만족스러운 승리를 거뒀을 뿐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전에선 불안함을 노출했다.

이탈리아전에선 볼 점유율에서 앞섰지만 결정적인 기회는 오히려 이탈리아가 더 많았다. 먼저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의 골로 간신히 무승부를 기록했다.

1-0 승리로 마친 크로아티아전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이기기는 했지만 스페인이 고전한 경기였다. 오히려 크로아티아의 저항과 반격이 더 돋보였을 정도였다. 후반 막판 크로아티아의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 실수를 틈타 헤수스 나바스(세비야)가 골을 넣지 않았더라면 스페인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8강행을 안심할 수 없었다.

스페인이 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공격에 대한 확실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3경기에서 기복 있는 공격력을 드러냈다.

이탈리아전에선 전문 스트라이커를 두지 않는 제로톱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아일랜드와의 2차전에는 페르난도 토레스(첼시)를 원톱으로 내세워 4골 차 대승을 이끌었다.

스페인은 아일랜드전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크로아티아전에서 다시 토레스를 원톱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상대 수비진의 집중마크에 토레스는 고립되기 일쑤였다. 결국 스페인의 비센터 델 보스케 감독은 후반 15분 토레스를 빼고 제로톱 작전으로 되돌려야 했다.

스페인에 지금 필요한 것은 확실한 해결사다. 그동안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공백이 대회를 거듭할수록 크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해서 스페인이 지금 와서 새로운 공격카드를 꺼내 들 수도 없다. 애초 많은 전문가는 올 시즌 아틀레틱 빌바오의 돌풍을 이끈 페르난도 요렌테가 스페인 공격을 최전방에서 이끌리라 전망했다. 하지만 델 보스케 감독은 요렌테를 조별리그에서 전혀 거들떠보지 않았다.

8강부터는 지면 무조건 떨어지는 '죽음의 서바이벌'이다. 새로운 것을 실험하기 어렵고 기존에 썼던 전술을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현재 스페인의 공격력은 실망스럽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무적함대의 명성에 걸맞는 경기력을 되찾기 위해선 극적인 반전이 필요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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