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모자 쓰자마자…김재희, 데뷔 4년 차에 생애 첫 우승 ‘자축’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서 첫 우승
2021년 데뷔…91번째 대회 만에 감격의 첫 우승
SK텔레콤과 정상급 선수 대우로 계약하자마자 우승
동계 훈련에서 퍼트 훈련 매진하며 약점 지워
장타 퀸 방신실 2위…아마추어 오수민 3위
  • 등록 2024-03-10 오후 3:18:41

    수정 2024-03-10 오후 3:18:41

김재희가 10일 열린 KLPGA 투어 2024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퍼트 라인을 읽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싱가포르=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올해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 차를 맞은 김재희(23)가 2024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1억원)에서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재희는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김재희는 단독 2위 방신실(20)을 1타 차로 제치고 데뷔 4년 차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으로 19만8000 싱가포르달러(약 1억9000만원)를 받았다.

김재희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2020년 드림투어(2부)에서 3승을 거두고 상금왕을 거머쥔 선수다. 많은 기대를 받고 2021년 K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좀처럼 첫 우승이 터져나오지 않아 마음을 졸였다.

그런 그는 지난해 말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지난해 11월 S-OIL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던 중 폭우 때문에 경기가 취소돼 첫 우승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지만, 김재희는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

김재희 스스로도 “첫 우승은 시간 문제”라고 말할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2년간 왼쪽으로 급격하게 샷이 휘는 ‘훅’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김재희는 지난해 초부터 홍석전 코치와 함께 오른쪽으로 휘는 페이드 구질을 연마했다. 페이드 구질은 공의 회전이 더 많이 걸려 공이 잘 서고 더욱더 정확한 샷 구사가 가능하다.

아울러 이번 전지훈련에서 퍼트 연습 비중을 크게 늘리며 약점을 지우는 데 집중했다. 덕분에 김재희는 버디 기회에서 버디를 잡는 확률을 높여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로운 스폰서인 SK텔레콤 모자를 쓴 김재희는 메인 후원사가 바뀌자마자 첫 우승을 차지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SK텔레콤은 김재희에 우승이 없는 선수 가운데 최고 대우를 하며 4년간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김재희는 이같은 대우에 보답하듯 바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날 김재희의 우승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단독 선두 아마추어 오수민(16)에 3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해서다. 그러나 김재희는 4번홀부터 6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오수민과 선두를 만들었다. 특히 4번홀(파3)에서 홀인원이 될 뻔한 환상적인 아이언 티샷을 선보인 김재희는 5번홀(파5) 버디에 이어 6번홀(파3) 그린 밖에서 퍼터로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소강 상태가 이어지다가 김재희가 13번홀(파4)과 14번홀(파3)에서 연속해 1.5m 버디 기회를 만들었고 모두 버디를 잡으면서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15번홀(파4)과 16번홀(파3)에서 챔피언 조에서 경쟁하던 오수민, 방신실이 각각 버디를 추가하며 김재희를 1타 차로 맹추격했지만 김재희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18번홀(파5)을 파로 마무리한 김재희는 생애 첫 우승으로 생일을 자축했다. 그는 3월 10일이 생일이다.

지난해 2승을 기록하며 ‘슈퍼루키’로 불렸던 방신실은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준우승을 기록했다.

2008년생으로 아마추어 국가대표인 오수민은 역대 4번째 최연소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우승을 놓치고 단독 3위(15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프로 대회 출전한 이래 개인 통산 최고 성적이다.
김재희(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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