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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승은 2년 전 상무에 들어가 군복무를 했고 그러던 지난 4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9월엔 복무를 마치고 다시 두산 선수로 돌아왔다. 이현승은 “지난 4월에 토미존 수술하고 재활하고 있다. 잘 먹고 잘 살았다”고 근황을 전했다.
사실 2년간은 상무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선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군대에 있을 때도 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시작부터 아팠다. 재활하면서 참고 해보려고 했는데 통증이 계속 있어서 수술하기로 마음 먹었다. 2년간 거의 쉰 셈이다. 그래서 상태가 좋아졌고 또 좋아질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수술 이후 통증은 많이 사라졌다. 이제 복귀시기만을 바라고 있다. 개막전, 늦어도 4월 복귀를 목표로 준비한다. 12월부턴 본격적으로 피칭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현승은 “1년 정도 재활기간을 잡았는데, 어떻게든 개막 때 까지는 복귀 시기를 맞춰보려고 한다”고 이를 악 물었다.
2년 전 이현승과 지금의 이현승은 겉으로는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보이지 않는 절실함의 크기는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주변 환경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야구에 대한 애절함이 더 생겼다고 했다.
이현승은 “2년간 상무에서 지내면서 내가 프로에서 운동했던 시간들이 행복했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다. 군대가서 별걸 다 해보지 않는가. 1군에서 편하게 운동했던 것들을 이전엔 행복한 줄 몰랐는데 군대에선 자유시간도 없다보니, 시간의 중요성도 알게 됐다. 나를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2년 전 겨울, 책임져야할 가족이 생긴 것도 그에겐 더욱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그는 2013년을 지내며 그를 자극시키고, 또 그 속에서 희망을 얻은 일들이 많았다. 팀의 포스트시즌 명승부, 동갑내기 친구인 장원삼(삼성)의 FA 계약, 팔꿈치 수술 후 재기에 성공한 류제국(LG) 등을 보며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장원삼은 같은 출발점(2006년)에서, 같은 팀(현대-넥센)에서 함께 시작한 절친이다. 이현승이 상무에 간 첫 해에 장원삼은 다승왕, 골든글러브를 거머쥐며 리그를 평정했고, 올시즌엔 팀의 통합 3연패를 이끌었다. FA를 통해선 보장액 60억원에 소속팀 삼성에 남았다.
이현승은 두 동갑내기 친구의 성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었다.
이현승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보며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수술을 하지 않았으면 나도 그들 옆에 있지 않았을까 후회도 됐다”고 했다.
이어 “원삼이는 프로를 같이 시작한 친구다. 친하다. 축하한다고도 했다. 원삼이도 자극이 안됐다면 거짓말이지 않겠나. 열심히 하다보면 그런 기회도 오는 구나 싶었다. 또 류제국, 정재훈, 이재우 선배 등이 재활했던 곳에서 같이 운동하고 있다. 그들 모두 던질 수 없는 팔 상태였지 않나. 수술을 하고 답답한 점도 많았는데, 나도 그들을 보면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두산으로 트레이드 된 후 2년간 낸 성적은 6승11패6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4.79. 두산 팬들에게 진 마음의 빚은 차근차근 갚겠다는 각오다. 이제 다시 새출발선상에 선 이현승은 2014시즌 신인 모드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두산 팬들에게 실망감을 많이 드렸다. 잘 해야한다. 다른 말이 뭐가 필요하겠나. 신인 때 이현승으로 돌아가겠다. 어떻게든 자리 잡으려고 하겠다. 아프지 않고 1군에 있는 것만으로도 참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