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리뷰]'이끼', 힘있는 한국형 스릴러 새 장 열까

  • 등록 2010-07-02 오전 11:11:26

    수정 2010-07-02 오전 11:11:26

▲ 영화 '이끼'

[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 '이끼'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 '이끼'(감독 강우석)는 만화가 워낙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만큼 기획 단계부터 마니아팬의 관심이 컸던 작품이다.

원작의 분위기를 영화가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하는 시선부터 배우 캐스팅 등에 대한 우려까지 사실 작품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이끼'는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킬 만 하다. 원작 만화에 충실하면서도 이를 짜임새 있게 재구성한 강우석 감독의 탁월한 감각과 40대와 70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몰입도 만점의 인물을 만들어 낸 천용덕 이장 역 정재영의 연기는 영화 상영 내내 빛을 발한다.

또, 무엇보다 장장 2시간 38분에 이르는 러닝 타임을 전혀 지루함 없이 긴장감있는 서스펜스로 채운 점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 영화 이끼
폐쇄적인 농촌 마을에 들어온 청년이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파헤치면서 비밀을 간직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 둘씩 밝혀지는 내용을 담은 원작 '이끼'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탁월한 심리묘사와 한국 사회 권력의 작동기제를 날카롭게 비판한 시선 등으로 2년간의 연재기간 동안 무려 3600만 클릭 수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모은 작품이다.

현재 시점부터 시작해 과거로의 플래시백이 자유롭게 이어지는 원작과 달리 영화는 시골 마을의 절대 권력자인 천용덕 이장(정재영)이 주인공 류해국(박해일)의 아버지 류목형(허준호)을 처음 만나는 40대 시절부터 전개된다.

여기에 상영 시작 20여분 후에야 '이끼'라는 타이틀이 올라가며 현재로 돌아오는 독특한 형식으로 눈길을 끈다.

이후 류해국이 마을 주민인 김덕천(유해진) 전석만(김상호) 하성규(김준배)와 하나씩 맞닥뜨리면서 마을의 비밀을 캐 가는 과정은 과거와 현재를 적절하게 오가면서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군더더기 없는 구성으로 서스펜스를 최대한 살려내고 있다.

천용덕 이장 역의 정재영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연기도 나무랄 데 없다. '실미도'와 '공공의 적' 시리즈로 강우석 감독의 페르소나로 자리해 온 정재영은 이 작품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정확하고 흔들림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강렬하고 날카로운 느낌의 40대와 이에 비해 노회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70대 이장 사이의 변화의 진폭을 제대로 잡아내고 있다.

▲ 영화 '이끼'
약간 모자란 듯한 인물을 그만의 캐릭터로 소화해 낸 유해진도 간간히 비치는 코믹 연기와 함께 후반부 좌중을 압도하는 한 장면으로 연기 내공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원작과는 다른 선택을 한 영화의 결말은 절대 권력과 인간 본성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생각해 볼 만한 화두를 던져주기도 한다.

촬영 내내 강우석 감독은 본인조차 생소한 연출 스타일을 택하면서 '과연 이게 맞는 방법일까'란 고민을 놓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결과물은 썩 괜찮아 보인다. 관객들은 기존 '코믹영화, 흥행영화의 귀재'라는 이미지에서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강우석 감독의 모습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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