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봉준호 감독의 뼈 있는 입담이 할리우드를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오스카는 로컬”이라는 인터뷰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데 이어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도 회자되고 있다.
“1인치의 장벽”과 “오스카는 로컬”봉준호 감독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이름이 호명된 뒤 무대에 올라선 그는 “자막,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은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말로 박수를 받았다. 비영어 언어로 된 많은 우수한 영화들이 자막을 보는 불편함 때문에 미국에서 관객과 소통이 어려운 현실을 짚은 것. 그의 말은 “오스카는 로컬”이라는 발언의 연장선 상에서 미국 중심 사고방식에 새로운 관점을 환기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10월 ‘기생충’의 북미 개봉을 앞두고 가진 현지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영화가 비약적인 발전에도 지금까지 오스카(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오스카는 국제영화제가 아니라 지역영화제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아카데미상이 칸국제영화제나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처럼 국제영화제가 아닌, 미국영화와 미국영화인을 위한 지역영화제라고 언급에 “팩트”라며 SNS 상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
뿐만 아니다. 봉준호 감독이 골든글로브 레드카펫 행사에서 캐나다 매체와 가진 인터뷰 발언도 그의 재치를 엿보게 했다. ‘한국이 독창성을 선도하고 있는데 어떤 기분이 드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멋진 아티스트가 많은 나라”라며 “제가 지금 골든글로브에 와있긴 한데 BTS가 누리는 그 파워는 제 3000배는 넘는다”고 말했다. 아이언맨의 ‘3000만큼 사랑해’도 떠올리는 그의 답변은 전 세계 BTS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13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기생충’은 국제장편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올라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달 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