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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송중기의 신작, 독보적 필력을 자랑하는 박재범 작가와 내공 있는 김희원 PD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빈센조’는 4회 만에 10% 시청률을 넘은 10.2%를, 최고 시청률 12.2%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시청률 뿐만 아니라 티빙, 넷플릭스 등에서 1위를 하며 OTT에서도 높은 기록을 세웠다.
제대로 꽃피운 박재범 표 블랙코미디
‘빈센조’의 박재범 작가는 OCN ‘신의 퀴즈’ 시리즈, KBS2 ‘굿닥터’ 등으로 실력을 인정 받은 작가다. ‘블러드’로 뼈아픈 결과를 받기도 했지만 절치부심해 KBS2 ‘김과장’, SBS ‘열혈사제’로 안방극장의 열풍을 몰고온 주인공이기도 하다.
박재범 작가의 신작이 기대를 받은 이유는 독보적인 필력 때문이다. 글빨 좋은 작가는 많지만, 장르물을 코믹하게 그려내는 작가는 많지 않다. 긴장이 넘치다가도 웃음이 터지는, 모순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박재범 작가다. 웃기지만 우습진 않은 캐릭터들, 긴장되지만 불안하진 않는 상황들. 위기에 처하는 주인공이 끝없이 등장하는 악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모습들이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타 작품들과 비교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사랑을 받았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빈센조’는 캐릭터를 잘 만들어내는 박재범 작가의 능력이 최대치로 잘 드러난 작품”이라며 “‘빈센조’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였는데 이탈리아 마피아 설정을 가지고 왔다. 전반적인 이탈리아 감성을 캐릭터 안에 잘 집중시켜서 작품 자체가 그런 색깔을 가지게 했다”고 짚었다.
또한 금가프라자의 인물들도 과장된 캐릭터로,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며 “이렇게 허구적으로 그려낸 이유가 중요하다. 이야기의 기획 자체는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사실로 그려내면 한계가 드러날 것이다”라며 “만화적인, 허구적인 방식으로 보여줬기 때문에 한계 없이 보여줬다”며 다소 과격한 설정들도 만화적인 설정이기 때문에 허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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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김희원 PD는 이미 입봉작인 ‘돈꽃’부터 섬세한 연출로 업계의 인정을 받은 연출가다. 이어 tvN ‘왕이 된 남자’까지 성공적으로 완성하며 실력파 PD로 자리매김했다.
‘빈센조’는 그의 연출력이 꽃을 피운 작품이다. 대사를 하는 배우들, 그리고 그 상황을 보여주는 상황들을 적절하게 잡아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액션, 코믹, 드라마를 넘나드는 ‘빈센조’의 장르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아냈다.
특히 어머니를 잃은 빈센조(송중기 분)가 바벨을 찾아가 총을 겨누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눈물 마저 나지 않는 극한의 슬픔을 표현한 송중기의 연기도 압권이었지만, 그런 송중기를 담아낸 카메라 워크가 그의 슬픔을 극대화했다는 평이다. 총을 겨누는 구도와 차갑고 어두운 색으로 명암 대비를 한 것도 감탄을 안겼다. 이외의 다수 장면에서도 아웃포커싱, 구도, 색채 대비 등으로 호평을 받았으며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배경음악으로도 극찬을 받았다.
정 평론가는 김희원 PD가 음악을 잘 쓰는 연출자라 표현하며 “클래식으로 인물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잘 맞춰 넣었다. 연출자가 공을 많이 들인 느낌이 든다”라며 “드라마에 만화적인 느낌을 줘야해서 그런 연출을 많이 썼다”면서 ‘빈센조’는 김희원 PD의 연출, 박재범 작가의 대본이 잘 맞아떨어진 작품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