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10일) 두산에 역전패 당한 이만수 SK 감독, 표정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 안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는 듯 했다. SK는 전날 잠실 두산전에서 끝내기 패를 당했다. 8-7로 앞서던 9회말, 2사 1,2루서 임재철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3루타를 뺏기며 8-9로 졌다.
필승조 정우람, 박희수를 투입시키고도 당한 경기였기에 충격이 컸을 터. 하지만 12일 만난 이 감독은 "야구란 이런 것이다. 40년 넘게 야구를 했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경기였다. 속이 쓰리긴 했지만 정말 멋있는 경기였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웃어보였다.
이날 SK는 9회말 외야수들의 잔디 중간까지 앞당기면서 임재철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정상 수비였다면 잡을 수 있었던 타구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이 감독은 마지막 임재철 타석에서 전진수비를 지시한 것에 대해 "비기는 건 싫었다. 지든 이기든 둘 중 하나만을 생각했다"는 야구관을 밝힌 뒤 "임재철이 전타석까지 3연속 삼진을 당해서 장타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대신 이날은 박희수에게 휴식을 줄 생각이다. 박희수는 5월 팀이 치른 7경기 중 6경기, 최근 사흘 연속 마운드에 올랐다. 이 감독은 "3일 연속 던졌기 때문에 오늘을 쉬게 할 생각이다. 대신 정우람이와 엄정욱이 해줘야한다. 불펜투수들 과부하는 시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