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은 5일 오전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의 글로벌 공개를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길복순’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등으로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을 인정받아왔던 변성현 감독의 신작이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전설의 에이스 킬러이자 중학생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칸의 여왕’으로 불리는 톱배우 전도연이 액션 장르를 주력으로 출사표를 던진 첫 타이틀롤 작품이기도 하다. 공개 전인 지난 2월 열린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 부문에 초청돼 현지 평단 및 대중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날 넷플릭스가 지난달 17일부터 4월 2일까지 시청시간을 공식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길복순’은 지난 31일 첫 공개 후 단 사흘 만에 1961만 시간을 기록, 비영어 영화 부문 전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영어가 사용된 영화들까지 합치면 ‘머더 미스테리’, ‘머더 미스테리2’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1위를 기록했고 캐나다, 독일, 스페인, 브라질, 그리고 뉴질랜드 등 총 82개국에서 톱10에 오르는 등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오랜만의 로맨스 코미디 복귀작인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로 안방극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게 불과 지난 달이다. 전도연은 ‘일타 스캔들’에서 ‘길복순’과는 정반대의, 사랑스럽고 억척스러운 국가대표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일타 스캔들’은 자신에게도 깨달음을 준 소중하고도 고마운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전도연은 “밝고 활달한 남행선의 모습을 시청자분들이 좋아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이런 제 모습도 보고 싶어하셨던 거구나 깨달았다”며 “제 스스로도 모니터링을 하면서 느꼈다. 시청자들 못지 않게 나 역시 웃는 내 모습을 그리워했구나, 이런 작품을 기다렸던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일타 스캔들’ 덕분에 10대 팬들도 많이 생겼다고 한다. 전도연은 “제 딸이 중학생인데 딸 친구들이 그렇게 사인을 받아간다”며 “제 영화가 청소년관람불가 수위가 많았어서 10대들이 볼 기회가 잘 없었다. ‘일타 스캔들’은 다행히 어린 친구들도 편히 볼 수 있어서 딸 아이도, 딸 아이의 친구들도 참 좋아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영화 ‘밀양’으로 칸에서 상을 받은 이후로는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작품성과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 아니면 전도연은 안 할 것이다’ 이런 인식이 생겼던 것 같다. 그런 시간들을 꽤 오래 보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다만 ‘길복순’과 ‘일타 스캔들’을 이렇게 비슷한 시기 연달아 공개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도 덧붙였다.
전도연은 “원래는 ‘길복순’이 5월쯤 공개될 예정이었는데 베를린 영화제 초청을 받으면서 시기가 앞당겨졌다”며 “‘일타 스캔들’도 그렇게 잘 될줄은 몰랐다. 여운을 즐길 시간 없이 바로 ‘길복순’으로 돌아온 덕분에 두 작품의 흥행을 한 번에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도연이 올해 기운을 받았구나’, ‘흥행 작두를 탄 것 아니냐’는 세간의 반응을 마주한 그의 소감도 실로 인상적이었다.
“작두라고요? 작두야 항상 탔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