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오 전북 감독대행 "닥공은 물론 닥수도 하겠다"

  • 등록 2013-01-30 오전 11:15:34

    수정 2013-01-30 오전 11:15:34

최강희 감독이 복귀하는 내년 6월까지 팀을 이끌게 된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 사진=전북 현대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국내외 프로축구팀을 막론하고 피지컬 코치가 감독으로 부임하는건 흔치 않은 일이다. K리그에서도 유례없는 일이었다. 전북 현대는 지난해말 이흥실 전 감독대행 사퇴 공백을 파비오 마라유조 레푼데스(41·브라질) 피지컬 코치에게 맡겼다.

파비오 감독대행은 오는 6월 최강희 대표팀 감독이 전북으로 복귀할 때까지 지휘봉을 잡는다. 피지컬 코치 출신 감독에게 의문부호가 들 수는 있다. 하지만 전북의 전지훈련지 상파울루 오스카 인에서 파비오 감독대행을 만나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듯 싶다. 그의 감독 수첩에는 데이터가 빼곡히 적혀 있었고, 쉴 때도 테라스에서 김현수, 최인영 코치, 선수들과 대화로 소통하고 있었다.

파비오 감독대행은 시한부 6개월 동안 피지컬 코치 출신 사령탑 편견 깨기에 나선다. 조세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통역관,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토트넘 감독은 축구팬 출신으로 세계적인 명장이 됐다. 다음은 파비우 감독대행과의 일문일답.

-전북 감독대행 선임 소식을 들은 직후 무슨 생각이 들었나.

▲크게 3가지 느낌을 받았다. 첫째로 정말 많이 놀랐다. 두번째로 전북이 나를 필요했으니 최선의 노력으로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세번째로 엄청난 책임감이 들었다. 부담감이 아닌 책임감이다.

-강력한 우승후보 전북의 감독은 지휘를 잘못하면 엄청 욕 먹는 자리다. 6개월 임시 감독직을 수락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걱정은 된다. 축구 경기 시작하기 전의 긴장감, 번지점프를 앞두고 뱃속에 개미가 기어다니는 느낌은 당연히 갖고 있다. 그러나 내 걱정은 훌륭한 멤버로 어떻게 우승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다. 내가 지면 욕먹고 손가락질 받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아니다. 다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있다. 미리 발동동 구르지 않겠다.

-피지컬 코치 출신 감독에게 의문부호를 다는 팬들이 있다.

▲한국에서 드문 케이스니 그분들이 걱정하고 의문점을 갖는건 당연하다. 그래도 팀에서 100% 믿음을 줘 행복하다. 승리를 보여주면 의문점을 하나씩 지워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도자 꿈은 언제부터 꿨나.

▲어릴적부터 지도자를 꿈꾼건 아니었다. 가슴 속에 선수든 감독이든 축구인이 되자는 꿈은 품고 자라왔다. 축구선수를 하다가 14살 때 무릎 부상을 크게 당했다. 17살까지 축구와 학업을 병행하다 1992년 축구 관련 학교 체육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축구선수 생활 미련을 못버리고 뛰었는데 다쳤던 무릎을 또 다쳤다. 나는 축구선수는 진짜 안맞구나 생각했다. 석사, 박사 학위를 딴 뒤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축구 관련일을 해왔다. 1996년부터 3년간 브라질 플루미넨세 여자팀 감독을 역임했고, 2009년부터 2년간 사우디 알 라에드 감독대행을 맡기도 했다.

-브라질 전지훈련은 잘 진행되고 있나.

▲모든 준비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도 너무 즐거운 분위기로 훈련으로 임해 뿌듯하다. 훈련 중 나올 수 있는 부상은 아쉽지만 재활을 통해 바로 잡고 있다.

-이승기와 정인환, 케빈 등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은 만족하나.

▲너무나 만족스럽다. 물론 지난해 전북 선수들이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른팀의 좋은 선수들이 가세해 전북 색깔을 물들여 하나가 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각 포지션에 강력하고 훌륭한 선수가 2명씩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중요한게 채워졌다.

-전북에서 피지컬 코치로 최강희 감독과 이흥실 감독대행을 보좌했다. 두 감독의 장점을 하나씩 가져올 수 있다면.

▲최 감독님은 팀을 이끌어가는 힘이 최고다. 단 한 명의 선수에게도 불만을 들은 적이 없다. 한명 한명에게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나눈다. 이 전 감독대행은 경기 분석 능력과 순발력이 정말 뛰어나다. 최 감독님의 가장 좋은점, 이 감독님의 가장 좋은점을 가져오겠다.

-닥공(닥치고 공격)의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나.

▲전북의 닥공 스타일을 상당히 좋아한다. 닥공으로 2011년 우승했다면 2013년에는 닥공+닥수(닥치고 수비)로 정상에 서겠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는 의지다.

-이동국과 케빈 공격 조합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이동국이 대표팀 소집으로 팀을 비우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이동국-케빈 투톱 카드, 이동국이 없을 때 케빈이 그의 몫까지 다하는 카드, 케빈이 다쳤을 때 동국이가 그의 역할을 다해주는 카드를 다 머릿속에 담고 있다. 비장의 무기라 그 이상은 말 못한다(웃음).

-축구를 떠나 파비오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난 3남2녀 중 둘째다. 철학, 수학 선생님 아버지는 어릴적부터 공부는 인생의 전부다고 말씀하셨다. 대학에 진학해 지금의 아내와 캠퍼스 커플이 됐고, 함께한지 20년 정도 됐다. 아내는 현직 체육교사인데 휴직계를 내고 한국에서 같이 지내고 있다.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자녀는 11살 딸 마리나가 있다. 딸은 브라질에서 아역 탤런트였다. 요즘은 태권도에 푹 빠졌다. 관장 추천으로 프로 태권도장을 다니는데 올해 2개 대회를 앞두고 있다. 아빠보다 유명해지면 어떻게 하나(웃음).

-최강희 대표팀 감독이 돌아오는 6개월 뒤 거취는.

▲최강희 감독님이 6개월간 집 관리를 내게 맡긴거다. 집안의 가구를 옮기거나 갖다 버리는게 아니다. 집이 더러우면 청소하고, 문고리가 고장나면 고치며 집주인이 돌아 오기를 너무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최 감독님의 믿음이 있었기에 감독대행을 맡을 수 있었다. 돌아오면 내가 어떤 직책을 맡든 계속 같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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