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박인비, 별들의 경쟁서 이겼다...월등한 영어실력이 결정적

  • 등록 2023-08-14 오후 4:46:13

    수정 2023-08-14 오후 5:02:38

‘골프 여제’ 박인비(35)가 내년 진행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출 절차에 한국을 대표해 나설 후보로 사실상 결정됐다. 대한체육회는 1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제2차 원로회의를 열어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 진행될 새 IOC 선수위원 선출 투표에 출마할 국내 후보자로 박인비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골프여제’ 박인비)35)가 치열한 경쟁 끝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국내 후보자로 최종 확정됐다.

대한체육회는 1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제2차 대한체육회 원로회의를 개최하고 IOC 선수위원 국내 후보자로 박인비를 추천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한체육회 원로회의는 김정길 전 대한체육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다. 이날 참석한 위원들은 평가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박인비를 IOC 선수위원 국내 후보자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체육회는 오는 16일과 17일 선수위원회를 개최해 IOC 선수위원 국내 후보자를 최종 의결한다. 선수위원회 의결까지 마치면 이달 중 IOC에 박인비를 최종 후보로 통보할 예정이다.

IOC 선수위원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 등 일반 IOC위원과 똑같은 권리와 책임을 가진 자리다. 선수와 IOC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스포츠 외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직전 올림픽에 출전했거나 선거가 열리는 올림픽에 현역 선수로 참가하는 선수만 출마할 수 있다.

내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 기간 선수 투표로 새로운 선수위원 4명이 선출된다. 한국은 유승민 현 IOC 선수위원이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8년 임기가 끝난다. 새로운 IOC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할 한국 후보 한 자리를 놓고 박인비를 비롯해 진종오(사격), 김연경(배구), 이대훈(태권도), 김소영(배드민턴) 등 5명이 경쟁을 벌였다.

지난 10일 비공개 면접이 이뤄졌고 박인비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온 박인비는 가장 높은 배점이 속한 외국어 구사 능력에서 탁월한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IOC 선수위원이 되려면 IOC 공식 언어인 영어와 프랑스어 중 하나를 유창하게 구사해야 한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통산 21승을 거둔 여자 골프 최고의 스타다. 누적상금만 1826만달러를 벌어들여 역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자 골프가 116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금메달까지 목에 걸어 최초의 ‘골든슬램’을 이루기도 했다.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필드에서 차분하고 조용한 이미지가 강한 박인비는 이번 면접 과정에선 적극적으로 IOC 선수위원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취재진 앞에서 영어로 자신의 각오와 소신을 직접 밝힐 정도였다.

박인비는 비공개 면접에 앞서 “리우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건 선수위원을 향한 꿈 때문이었다. 올림픽 정신으로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땄고 이제 그 정신을 세계에 알리며 ‘올림픽 무브먼트’(올림픽 운동)에 앞장서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조용히, 열심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해 왔다”며 “유승민 현 선수위원이 선거 때 450㎞를 걷고 체중이 6㎏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500㎞를 걸어서 10㎏ 감량하는 걸 목표로 해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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