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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혼자 이야기한다는 게 어색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유연석은 지루함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갔다. 무엇보다 목소리에서 단단함이 느껴졌다. 숱한 작품에 출연하며 얼굴을 비췄고 올해엔 MBC ‘구가의 서’에 등장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방송가에서 유연석을 표현하는 ‘만년 유망주’라는 타이틀이 좀 더 밝은 빛을 낼 수 있는 타이밍을 맞은 듯했다.
“유망주라는 말이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기 때문에 전 좋은 쪽으로 받아들였어요. 언젠가부터는 작품 제의가 꾸준히 들어왔고 ‘대박’이 나진 않더라도 유연석이라는 사람은 연기를 안정적으로 하고 캐릭터를 소화해 낸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고요. 언젠가 빛이 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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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사투리 쓰는 사람들이 주목을 받은 건 사실이었죠. 하지만 그들 덕에 우리 작품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니까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사투리 캐릭터가 강하면 강할 수록 그의 반대된 제 모습도 부각될 거라 생각했고 칠봉이 캐릭터에 대한 믿음도 강했고요. 칠봉이 역시 많은 분들이 좋아할 거라 기대했지, 초조해하진 않았어요.(웃음)”
“정말 신원호 PD님께 감사해요. 굉장히 많은 추억이 스쳐지나가네요. 말씀 하나하나가 배움이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에서 칠봉이는 저와 맞닿는 부분이 많았어요. 이게 연기인지, 아닌지, 오히려 표현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때 신원호 PD님이 ‘유연석이 가지고 있는 그대로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회가 지날 수록 저도 칠봉이에게 녹아들더라고요.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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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의 음성메시지에선 유독 ‘좋은 기회’라는 말이 등장했다. ‘응답하라 1994’와 함께 30대를 시작한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거는 기대가 높기 때문일 터다. 어느 때보다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유연석은 정말 좋은 기회를 잡기 위해 스스로를 다지는 데 집중할 각오다.
“지금 30대를 맞이하면서 제가 저에게 하는 가장 큰 약속은 중심을 잡자는 거예요. 30대의 시작에 너무 많은 관심, 사랑을 받았어요. 저는 앞으로도 똑같이 연기할 텐데, 주변에선 더 큰 기대, 조금은 달라진 시선으로 절 대하지 않을까 신경쓰이기도 해요. 그 부분을 의식하지 않고 했던 그대로 변함없이 연기 활동을 이어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흔들림 없이 변함 없이 최선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응답하라 1994’를 마친 유연석은 곧 영화 ‘상의원’으로 돌아온다. 조선시대 실제로 존재했던 의복 관련 기관인 상의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한석규, 고수, 박신혜 등과 호흡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