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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갸우뚱한 표정이었다. SK 안방마님 박경완이 새용병 부시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첫 게임보다는 두 번째 게임이 더 중요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경완과 부시는 16일 문학 한화전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두 선수 모두 올시즌 첫 무대였다. 박경완은 아킬레스건 재활로 인해 1년만에 그라운드에 섰고, 부시는 퇴출된 로페즈대신 SK 유니폼을 입고 이날 첫 선을 보였다. 두 선수의 호흡은 완벽했다. 덕분에 결과는 3-1, SK의 승리. 대부분의 리드는 박경완의 몫.'명불허전'의 모습으로 부시를 이끌었다. 7회까지 단 1실점으로 한화 타자들을 틀어막았다.
2회 1사 2,3루에서 폭투로 내준 실점은 다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호투였다. 3회 2사 1,2루, 6회 1사 1,2루, 7회 2사 2,3루 위기를 맞았지만 노련한 피칭으로 무실점. 직구가 위력적인 건 아니었지만 커브, 슬라이더(커터) 등 변화구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낸 것이 제대로 통했다.
설명이 이어졌다. 박경완은 "정말 좋은 투수긴 좋은 투수다. 커브, 슬라이더 등 안던지는 볼이 없으니까. 컨트롤도 좋다. 원하는 데로 공도 잘왔다. 그런데 힘만 좀 더 있었으면 한다. 직구보다는 오히려 슬라이더(커터 포함)가 더 좋았다. 용병이라는 기대치를 생각하면 조금 아쉽다"고 했다.
박경완의 말대로 부시는 변화구 컨트롤은 좋았지만 직구 최고구속은 142km에 그쳤다. 직구에 안타를 많이 맞다보니 변화구 위주로 유도할 수 밖에 없었다. 변화구 컨트롤이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타자들이 속지 않았을 경우엔 볼넷으로 내보내야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직구에 더 힘이 실릴 경우엔 변화구, 유인구의 위력도 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경완이 아쉬워하는 부분도 이 점이다. 직구만 더 보완하면 얼마든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타자와 승부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박경완은 "첫 경기보다 두 번째 게임이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시가 다음 피칭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한국 무대 순항, SK의 1위 독주를 위한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