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월드컵 개최지 비리 폭로돼서야 보고서 공개

  • 등록 2017-06-28 오전 8:47:15

    수정 2017-06-28 오전 8:47:15

제프 블래터 전 국제축구연맹회장(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된 비리 의혹을 조사한 윤리위원회의 보고서 원본을 공개했다. 독일 일간 빌트가 원본을 입수해 일부 내용을 폭로한 지 하루 만이다.

FIFA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는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FIFA 윤리위원장인 미국 변호사 마이클 가르시아가 2014년 작성한 것이다.

가르시아는 비리 연루자 75명의 인터뷰, 20만 건에 달하는 서면 증거 등을 반영해 9월 43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FIFA에 제출했다. FIFA는 이를 40쪽으로 축약해 공개하며 ‘비리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가르시아는 이에 항의하며 사퇴했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에는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한 카타르가 2010년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투표권이 있는 FIFA 집행위원들을 상대로 벌인 부적절한 행동의 정황들이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당시 카타르 국왕은 브라질에서 집행위원 3명을 만났고 가르시아는 이 만남에 대해 “우려를 자아낸다”고 적었다. 이 3명은 이후 미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중계권 계약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보고서에는 카타르 정부가 집행위원들과 그들의 국가와 관련한 여러 투자사업에 자금을 댔다는 의혹이 있다고 적혀 있다. 제롬 발케 당시 FIFA 사무총장은 한 집행위원에 보낸 이메일에서 카타르가 월드컵을 “샀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카타르의 뜨거운 날씨는 월드컵을 11~12월로 미뤄야 할 정도지만 이에 대해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FIFA 의료위원장이자 개최지 투표권이 있던 미셸 두게는 카타르의 날씨를 문제 삼지 않았다. 두게의 아들은 이후 카타르 도하의 병원에 취직했다.

FIFA는 “이미 원본 공개를 검토하고 있었다”며 “보고서가 독일 신문에 불법 유출되면서 잘못된 정보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을 즉시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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