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기대하시는 것보다 다정다감하진 않아요" (인터뷰①)

  • 등록 2008-12-26 오후 1:01:01

    수정 2008-12-26 오후 1:10:47

▲ 이선균(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24일 개봉한 ‘로맨틱 아일랜드’(감독 강철우, 제작 스토리팩토리, 에스비에스아이)는 ‘멀고 낯선 여행지의 로맨스’라는 한 줄의 문장으로 시작하는 영화다.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필리핀 보라카이로 여행을 떠났던 남녀가 뜻하지 않게 얽히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영화에는 네 명의 주인공이 있다. 그 중에 한 명은 겉모습은 냉철하지만 가슴 한구석에 상처를 안고 사는 증권사 CEO 재혁이다. 재혁은 이선균이란 배우를 통해 영화 속에서 로맨틱 가이로 변모한다.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 이어 다시 한 번 여심을 자극하는 캐릭터로 돌아온 배우 이선균을 지난 22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달콤한 나의 도시’에 이어 CEO 역할을 또 맡게 됐다.

▲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지난해 ‘하얀거탑’과 ‘커피프린스 1호점’ 등에서 훈남 캐릭터를 연기한 이후 그와 유사한 캐릭터 섭외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런 캐릭터만 원한다거나 선택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 지난해부터 인기 히트작에 잇따라 출연했다. 이제 대중들이 이선균이란 배우를 모르지 않을 텐데 부담을 느끼지 않나?

▲ 특별히 그런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다만 드라마에 자주 나오다보니 부모님이 덜 걱정을 하시는 것 같긴 하다.

― 2001년 뮤지컬로 데뷔 후 5년 정도 무명생활을 거쳐 2007년 ‘하얀거탑’과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스타가 됐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나?

▲ 작년 ‘하얀거탑’과 ‘커피프린스1호점’ 이후 주변이 좀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두 작품 덕분에 작년에 인터뷰를 많이 했다. 인터뷰 중에 '오랜 무명이 서럽지 않았느냐',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특별히 인기나 명예 같은 것을 보고 연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을 원망하거나 조바심을 가져본 적은 없었다. 요즘에도 연예인이나 스타가 됐다고 특별히 의식했던 적은 없고 아직도 배우로서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하는 고민이 더 많다.

― 본인은 부정 하는 것 같지만 어쨌든 인기를 얻고 대중들이 다 알아보는 스타가 된 것은 사실이다.

▲ 지켜보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실감하고 있다. 예전에 자주 갔던 서울 대학로 만화가게도 이제 가기가 어려워졌다. 전에는 알아보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여기저기서 휴대폰으로 제 모습을 찍는 분들이 생겼다. 또 그동안 연락이 없던 지인들에게도 연락이 오고 반대로 친하게 지냈던 지인들과는 거리감이 생긴 부분도 있다. 제 자신은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사람들의 시선은 달라진 부분이 있다.

― CF를 통해 전보다는 경제적으로 많이 여유로워졌을 텐데.

▲ CF를 많이 촬영한 것은 아니다. 몇 편의 CF가 워낙 많이 방영돼서 제가 CF를 많이 촬영한 것처럼 느껴지실 뿐이다. 게다가 CF중 몇은 재개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CF를 촬영하면 좋지만 이게 본업은 아니어서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그저 CF를 촬영하면 생각지 않았던 목돈이 들어오니까 보너스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이선균(사진=한대욱 기자)


― 언제부터인가 이선균 하면 로맨티스트라는 일종의 전형적인 이미지가 형성돼 있다.

▲ ‘하얀거탑’의 최도영이란 캐릭터나 ‘커피프린스 1호점’의 최한성 같은 캐릭터는 다 저보다 멋있는 캐릭터들이다. 저보다 배려심도 많고, 저보다 훨씬 다정하다. 제가 주변 분들이 기대하시는 것보다 다정다감하지 않다. 최한성 같은 캐릭터 덕에 일종에 저에 대한 환상이 만들어진 것 같다. 최도영은 저와 완전히 다른 인물이다.

― 뮤지컬 ‘록키 호러쇼’나 영화 ‘손님은 왕이다’ 내지 ‘잔혹한 출근’ 등에서 보여줬던 캐릭터는 일종의 루저이거나 비주류일 수도 있는데 어느새 ‘훈훈한 남자’가 돼 있더라.
 
▲ 그때부터 제 팬이었던 분들은 요즘 제가 맡은 캐릭터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다. 훈남의 캐릭터에 갇히지 말라고 충고해주는 분이 적지 않다. CF 찍으려고 그런 역할만 하는 것 아니냐고 나무라는 분들도 계시다. 저 역시 지금과 같은 훈남 내지 로맨티스트라는 캐릭터를 고수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예전에 아주 단역부터 시작했듯이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우의 의지만으로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로맨틱 아일랜드’의 장점을 설명해 달라.

▲ 추운 겨울날 개봉하지만 굉장히 따뜻한 보라카이 해변을 풍경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색다른 느낌의 크리스마스 영화가 될 것 같다. 커플간의 밸런스도 잘 맞는다. 또 영화를 보시는 분들을 힘들게 하거나 심각하게 할 영화가 아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기분 전환용, 캐럴 같은 느낌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 우선 지난 한 해 바쁘게 지내다 보니까 시나리오가 그전 보다 많이 들어왔다. 그 상황에서 무엇을 빨리 출연하고 싶다는 조바심은 없었다. 한 템포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찰나 영화 시나리오를 보게 됐고 저 외에 이수경, 유진, 이민기 등 주연배우가 많았기 때문에 부담을 덜 느끼며 촬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드라마 ‘태릉선수촌’에서 호흡을 맞췄던 있던 이민기 때문에 한 거다. (인터뷰 당시 이민기는 옆 테이블에서 라면을 먹고 있다. 이선균의 말을 듣고 ‘푸욱’하고 웃었다.)
 
▲ 이선균(사진=한대욱 기자)

인터뷰 후 사담

영화에 대한 인터뷰를 마치고 가벼운 사담을 나눴다. 먼저 여심을 자극하는 목소리의 관리비결을 물었다. 군 복무시절 통신병으로 지하벙커에서 근무했던 이선균은 비염을 제대선물(?)로 가지고 나왔다고 한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식염수를 코로 넣어 입으로 뱉어내면 비염에 좋다고 해서 코나 목이 좋지 않을 때 마다 식염수를 코에 집어넣는다고 한다. 그것이 목소리 관리비결이라면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 사람들이 몰린 곳에서 가장 편했던 장소는 민방위 교육 소집장이었다고 한다. 아저씨들만 있던 자리라 누구하나 자기를 알아보지 않더란다. 이선균은 올해로 민방위 3년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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