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형 끝내기' 한화, 이틀 승부 끝에 최다 타이 18연패 탈출

  • 등록 2020-06-14 오후 4:32:28

    수정 2020-06-14 오후 9:43:19

14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 한화 이글스 서스펜디드 경기. 9회 말 한화 노태형이 2사후 주자 1,3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리고 환호하고 있다. 한화는 두산에 7-6으로 신승 18연패의 수렁에서 벗어 났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올 시즌 최악의 시간을 보냈던 한화 이글스가 천신만고 끝에 18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9회말에 터진 노태형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7-6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달 23일 NC 다이노스 전 패배부터 기록했던 한화의 연패는 18연패로 막을 내렸다. 한화는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와 함께 최다 연패 타이 기록팀으로만 프로야구 역사에 남게 됐다.

하늘이 도운 승리였다. 이 경기는 전날 한화가 3-4로 뒤진 상황에서 3회말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중단됐다가 이날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재개됐다. 서스펜디드 게임은 정식 경기 요건(5회) 성립 이전에 우천 등의 이유로 경기가 중단되면 중단된 그 상태로 이어서 다음날 경기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서스펜디드 게임은 14일에 열렸지만 공식적으로는 13일 경기로 기록된다. 한화의 이날 승리도 13일 경기 승리로 남는다.

한화는 1경기만 더 패하면 최다 연패 신기록 불명예를 뒤집어쓰는 벼랑 끝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틀에 걸친 접전 끝에 기어코 승리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1점 차로 뒤진 채 3회말 공격부터 시작한 한화는 연패 탈출을 위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4회말 2사 2루 찬스에서 최재훈의 우중간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한화는 5회초 곧바로 두산 김재환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1점을 실점했다. 하지만 7회말 1사 1, 2루 찬스에서 정은원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6-5 역전에 성공했다.

1점 차 리드를 잡은 한화는 8회부터 마무리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정우람이 8회초 1점을 내주는 바람에 다시 스코어는 6-6 동점이 됐다.

극적인 드라마는 9회말에 작성됐다. 선두타자 이용규가 볼넷을 얻은 뒤 정은원의 1루수 땅볼로 2루까지 진루했다. 후속타자 김태균의 고의사구를 더해 1사 1, 2루 끝내기 찬스가 찾아왔다.

다음 타자 제라드 호잉이 2루수 뜬공으로 맥없이 물러나면서 한화의 연패 탈출도 물건너 가는 듯했다. 게다가 다음 타자는 올 시즌 1군에 데뷔해 겨우 4경기에 출전한 노태형이었다.

하지만 노태형이 난세의 영웅이 됐다. 노태형 타석에서 두산 마무리 함덕주의 폭투가 나왔다. 그 사이 주자 2명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2사 2, 3루 기회에서 노태형은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함덕주의 6구째 공을 받아쳤다. 아주 잘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절묘하게 빠지는 좌전안타가 됐다. 그 사이 3루 주자 이용규가 혼신의 힘을 다해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한화가 지긋지긋했던 연패 행진에서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한화 2군 감독을 맡다가 사퇴한 한용덕 감독을 대신해 지난 9일부터 1군 지휘봉을 잡은 최원호 감독대행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고 구단의 일원으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다”며 “오늘 승리를 계기로 선수들이 부담을 털고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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