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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팀은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프리미어 12 4강전서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8회까지 0-3으로 뒤지던 경기를 9회초 4점을 뽑으며 뒤집어 이겼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승리였다. 우선 경기 내용부터 그랬다.
8회까지 1안타로 무기력하게 끌려갔다. 개막전서 망신을 당했던 오타니에게 또 당했다. 7이닝 동안 삼진을 11개나 카운트 됐다. 마치 양국 야구의 수준 차이처럼 느껴져 더욱 뼈아팠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한 경기이기도 했다.
우리 대표팀은 대회기간 내내 일본의 일방적인 대회 운영 탓에 끌려다녀야 했다. 밤 경기와 낮 경기를 오가야 했고 새벽에 짐을 꾸려 이동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까지 겪었다. 같은 조건이었다면 할 말 없었겠지만 일본은 느긋한 시간에 비지니스 클래스로 대만에서 일본으로 향했다.
그런 경기를 우리 대표팀이 이긴 것이었다. 그것도 9회,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대역전승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더 감동적인 것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준비된 세리머니였다. 일본전 승리가 더 이상 우리에게 특별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대표팀 막내 허경민은 “이대호 선배님이 지시한 것이었다. 이기더라도 흥분하지 말자고 하셨다. 모두가 그 말에 따랐다”고 말했다.
주장 정근우는 짧게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베이징 올림픽부터 이어져 온 하나의 전통이었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예선전서 일본에 승리를 거둔 뒤 한국 선수들은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김민재 진갑용 등 고참 선수들이 일본은 언제든 이길 수 있다는 여유를 갖자고 제안하면서 부터 전통이 시작됐다.
실제로 대표팀은 아직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대회는 끝나지 않았고 일본전은 과정일 뿐이다. 마지막 순간, 챔피언이 되는 그 순간에 참았던 환호성을 모두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열광과 환호는 팬들의 몫으로 남기고 차분하게 다음 경기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세리머니는 더욱 멋있고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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