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2명 보유하고도’ 유도 단체전, 규정 숙지 미흡으로 메달 헌납

대한유도회, 황희태 감독·원종훈에게 경위서 제출 요구
  • 등록 2024-05-29 오전 11:46:25

    수정 2024-05-29 오후 1:57:24

사진=국제유도연맹
사진=국제유도연맹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유도 대표팀이 규정을 확실하게 숙지하지 못해 허무한 탈락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 유도 대표팀은 지난 2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무바달라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혼성 단체전에 나섰으나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날 대표팀은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마주했다. 3번째 주자로 출격한 원종훈(철원군청)은 매트에 선 뒤 부상을 이유로 기권 의사를 밝혔고 실격패했다.

IJF 규정에 따르면 출전 선수는 단체전 승패가 가려질 때까지 경기에 임해야 한다. 매트에 올라온 선수가 경기를 거부하면 해당 선수가 아닌 팀 자체가 실격 처리되고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출전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어려우면 처음부터 해당 체급을 출전을 포기하고 1패만 안고 가면 된다. 그러나 대표팀은 굳이 원종훈의 이름을 기재했고 매트에서 경기를 포기하며 실격됐다.

더 어처구니없는 건 IJF 역시 규정 숙지를 하지 못했다. 규정대로라면 원종훈이 포기 의사를 밝힌 순간 전체 경기가 끝났어야 했으나 계속 진행됐다. 대표팀은 속행된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패했고 이어진 패자전에서 독일을 4-1로 꺾었다. 동메달 결정전에 오른 대표팀은 조지아와의 경기를 준비하던 중 뒤늦게 대회 실격 소식을 접했다.

독일이 대표팀의 규정 위반에 관한 이의를 제기했고 IJF가 받아들이며 대표팀의 실격이 확정됐다. 동메달 결정전을 준비하던 대표팀은 허무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29일 “현장에서 실수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며 “2024 파리 올림픽에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관련 교육을 다시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유도회는 황희태 감독과 원종훈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따냈다. 김민종(양평군청)이 남자 100kg 이상급에서 39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고 여자 57kg급의 허미미(경북체육회)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29년 만에 세계선수권 꼭대기에 올랐다. 남자 81kg급의 이준환(용인대), 60kg급의 이하림(한국마사회), 여자 78kg 이상급의 김하윤(안산시청)은 동메달을 따냈다.

대표팀은 2015년 대회(금메달 2개, 동메달 3개) 이후 9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뒀으나 규정 숙지 미숙이라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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