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은 순항 중이다. 2일 현재 타율 3할8푼2리(68타수 26안타) 5홈런 14타점. 타격 3위, 홈런 공동 3위, 타점 5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출루율, 장타율까지 타격 대부분에서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사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올시즌 부활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보단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요즘 활약은 그 우려를 충분히 불식시키고도 남는다.
그러나 진짜 부활을 위해선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았다. 천하의 이승엽이지만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었다. 좌측 타구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다.
이승엽이 때려낸 26개의 안타 중 우측 타구는 13개, 우중간 타구는 2개였다. 58%나 된다. 반대로 좌측, 좌중간 타구는 27%밖에 되지 않는다. 타격 훈련 때도 유독 1,2간을 가르는 안타가 유독 많았다. 잡아당기는 스윙이 주를 이룬다는 이야기다.
김성래 삼성 수석코치도 같은 생각이었다. "방망이가 간결하게 바로 나와줘야하는데 몸이 뒤로 쓰러지면서 타격을 한다.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도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지금 많이 좋아진 것이다. 한 순간에 바뀌는 건 아니고 스스로 노력하고 있으니 차츰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밀어치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 결과는 좋지만 과정은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이야기였다. 이승엽도 "우측으로 노려서 치는 건 아니다. 좌중간 쪽으로 치려고 늘 생각은 하고 있다"고 했다. 본인도 그 부분에 대해 의식을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서 이승엽은 "투수들이 몸쪽을 공략해서라기 보다 그냥 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간결하게 말했지만 김성래 코치는 "아무래도 장타자들한테는 바깥쪽은 큰 한방을 맞을 수 있으니 투수들이 몸쪽 깊숙하게 넣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아직은 완벽한 이승엽이지만 이 타격폼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에는 반대로 바깥쪽 공에 대한 약점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신이 못치는 쪽의 단점을 메우려다 잘치는 코스의 장점까지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어쨌든 잘나가는 이승엽에게도 과제가 하나 생겼다. 김성래 코치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이승엽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고 노력하고 있어 '노터치'(no touch)라고 했다. 이승엽이 이 과제마저 잘 풀어내고 완벽한 부활의 신호탄을 날릴 수 있을까. 답은 이승엽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