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2위 한국 야구, '경우의 수+복잡한 계산식' 거쳐야 金 가능

  • 등록 2023-10-03 오후 3:39:49

    수정 2023-10-03 오후 4:40:43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2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태국을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시안게임 4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에 다시 경우의 수가 찾아왔다. 심지어 훨씬 복잡한 계산식을 거쳐야 한다. 한국이 대만에 완패를 당하지 않았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2일 대만에 0-4로 완패했다. 이후 3일 최약체 태국을 17-0, 5회 콜드게임으로 누르면서 2승 1패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오르게 됐다.

슈퍼라운드는 A, B조 각 1, 2위가 올라간다. 우리나라는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당한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를 치른다. A조에서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는 일본, 중국을 모두 이겨도 자력으로 결승에 오르지 못한다.

한국이 일본, 중국을 모두 이긴다고 가정했을 때 대만이 일본, 중국을 상대로 다 승리하면 3승의 대만과 2승 1패의 한국이 결승에서 맞붙는다. 이 경우는 한국에 차라리 나은 편이다.

문제는 대만이 일본에 패하는 경우다. 그러면 한국, 대만, 일본 세 팀이 모두 2승 1패 동률이 된다. 이 경우 동률팀 간 경기에서의 순위 결정 규정을 따져야 한다. 동률팀 순위 결정의 첫째 원칙은 승자 승이다. 하지만 세 팀이 물고 물리는 경우엔 적용이 어렵다.

이때 두 번째로 따지는 것이 팀 성적지표인 TQB(Team‘s Quality Balance)다. TQB는 복잡한 공식이 적용된다. 먼저 팀 득점을 공격 이닝으로 나눈 수치 A를 구한다. 이어 팀 실점을 수비 이닝으로 나눈 수치 B를 뽑는다. 마지막으로 A를 B로 나누면 TQB가 나온다. 이 TQB가 높은 팀이 상위 위치에 오른다.

TQB 수치가 높아지기 위해선 당연히 득점은 많고, 실점은 적어야 한다. TQB마저 같다면 동률팀 간 경기에서 TQB 대비 최소 자책점 순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점수를 많이 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한국은 대만과 경기에서 4점을 내줬다. 나중에 TQB를 환산하는 데 있어 치명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 앞으로 한국이 일본을 이기더라도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고 큰 점수 차로 이겨야 하는 이유다.

현재 드러난 전력상 쉽지 않은 미션이다. 25세 이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 타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력이 프로선수에 못지않은 일본 사회인야구 투수들을 공략할 수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완전히 실망하거나 좌절할 이유는 없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대만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TQB에서 앞서 간신히 결승에 올랐고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비록 상대가 최약체이기는 하지만 태국전에서 홈런 3개 등 11안타로 17점을 몰아치는 등 방망이가 살아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도 한줄기 희망의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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