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리지vs홍진영…트로트 新 라이벌 구도 '다시 태동'

  • 등록 2015-02-10 오전 8:51:25

    수정 2015-02-10 오전 8:51:25

리지와 홍진영, 반가희, 장복신, 이지민, 신미래, 천수정(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성인가요’로 불리는 트로트 시장이 다시 태동할 조짐이다.

지난해 말부터 트로트 신예들의 대거 등장과 맞물려 신곡들도 쏟아져 나오면서 트로트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한동안 침체 일로를 걸어온 트로트 시장이 반전의 계기를 맞고 있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멤버인 리지가 지난달 23일 트로트 ‘쉬운 여자 아니에요’로 솔로 활동에 나섰다. 트로트 가수로 입지가 탄탄한 홍진영도 지난해 11월 ‘산다는 건’에 이어 지난 4일 ‘사랑의 와이파이’를 발표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관우의 전 아내로 그동안 음악성을 인정받아온 가수 장복신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며 트로트 곡을 내놨다. 이들외에도 각종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반가희, 신미래 등도 경쟁적으로 트로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3년 ‘붕붕붕’으로 데뷔한 이지민도 최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트로트 시장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되며 침체가 가속화됐다. 이미 나훈아가 2007년부터 가수 활동을 중단한 뒤 남진과 이뤄왔던 라이벌 구도가 사실상 사라지면서부터 트로트 시장은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송대관이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태진아와 라이벌 구도 역시 흔들렸다. 장윤정이 고군분투했지만 국내 대표적인 트로트 기획사였던 소속사 인우기획이 지난해 8월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하면서 트로트 시장은 존립의 기로에 섰다.

한 때 가요프로그램과 행사 무대까지 독식하다시피 하며 일각에서 ‘트로트의 적’으로까지 불렸던 아이돌 그룹 멤버 리지가 트로트 부흥의 한 축을 맡은 게 아이러니하다. 리지는 ‘쉬운 여자 아니에요’로 국내 최대 음악 사이트 멜론의 지난 1월26일부터 2월1일까지 주간 트로트 차트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산다는 건’의 홍진영과 트로트 라이벌 구도를 새롭게 형성하며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리지는 트로트라는 장르에 맞춰 솔로 첫 무대를 주요 시청자들의 연령대가 높은 KBS1 ‘전국노래자랑’으로 선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속사 플레디스 측은 “리지의 솔로곡이 트로트인 만큼 전 연령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로 첫 무대를 ‘전국노래자랑’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트로트는 한동안 ‘행사용’으로 치부되며 평가절하됐지만 최근 선보이는 곡들은 고급스러움까지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반가희, 신미래 등의 소속사 이선주 심플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요즘 트로트 곡들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논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음악들이 다수 있다는 점에서 분위기를 흥겹게 돋우기 위한 행사용 트로트들과 차별화됐다”며 “그런 점들이 세대를 아울러 공감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롱 프리티 걸(Long Pretty Girl)’로 데뷔해 인기를 누렸고 2013년 3기까지 활동했던 트로트 걸그룹 LPG도 멤버를 새로 구성, 4기 활동을 준비 중이다. MBC 코미디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끈 천수정도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 이들의 시장 참여 역시 트로트 시장에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기존에는 활동을 하다가 성과를 얻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내는 게 트로트 앨범이라는 인식까지 있을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멤버는 물론 20~30대 등 젊은 가수들이 많다는 점도 트로트 시장에는 고무적인 변화”라며 “유행을 탄다는 것은 그 만큼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트로트의 활성화에 다른 장르의 다양화는 전체 음악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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