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2군에서 피어나는 화수분 야구?

  • 등록 2012-05-21 오후 12:21:36

    수정 2012-05-21 오후 12:21:36

▲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맹활약한 안치용(왼쪽)과 박종훈. 사진=SK 와이번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SK의 승승장구가 계속되고 있다. 22일 현재, 2위 넥센과 한 게임차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우승만 세 번을 차지한 강팀인만큼 크게 놀랄 일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속사정은 좀 다르다. 시즌 초 에이스 김광현, 송은범의 부상으로 5선발을 꾸려나기도 힘들었고, 정대현, 이승호의 이적으로 불펜에도 구멍이 생겼다.     시즌이 시작된 후에는 박진만, 정근우, 김강민 등 타자들의 잇따른 부상, 좀처럼 불타오르지 않고 꽉 막혔던 타선까지. 여기에 그나마 버텨주던 투수 로페즈, 송은범도 다시 아프다고 했다. 여러모로 1위를 하기에는 전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없으면 잇몸으로 잘 버텨주고 있었다. 컨디션이 확 떨어지던 선수들, 2군에만 머물던 선수들이 1군에 복귀하자마자 연일 맹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2군에만 갔다오면 뚝딱뚝딱 일취월장해 나타난다. 그야말로 2군에서 피어나는 화수분 야구인 셈이다. 

전날(20일) 한화전 재역전승은 박종훈, 안치용의 활약이 무척 돋보인 경기였다.

안치용은 7회 역전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4번 타자로 시즌 초 이만수 감독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던 안치용이지만 4월 말부터 타격감이 떨어지며 결국 지난 7일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2군에서 심신에 안정을 찾은 이후 열흘만에 복귀, 한화와 3연전에서 홈런 1개 포함 10타수 4안타, 4득점, 3타점 맹타를 퍼부었다.

박종훈 역시 이날 올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선발 등판한 마리오가 조기 강판된 후 임경완에 이어 세 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박종훈. 5회와 6회를 삼진 세 개를 곁들여 깔끔하게 막았다. 그 사이 팀 타선이 대거 10점을 뽑아주며 감격적인 승리의 영광을 안았다. 전날(18일) 경기에서도 1이닝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지난 달 19일,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0.2이닝 동안 안타 1개, 사사구 무려 5개 등 와르르 무너졌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구위도 구위지만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강인한 모습 역시 인상적으로 남았다. 2군에서 쉼없이 담금질했던 덕분이다. 2군 코치들의 조언도 그가 다시 살아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였다.

임훈 역시 마찬가지. 4월 극심한 타격부진(22타수 2안타)에 시달리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 전체적으로 타격 폼을 수정했고 다시 1군으로 올라와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복귀 후 13일 경기에서는 생애 첫 끝내기타를 기록하는 등 5경기에서 13타수 5안타 등 맹활약했다.

시즌 초반 박재홍부터 시작해, 최근 선발로 깜짝 활약을 보여 화제를 모은 제춘모 역시 2군에서 갈고 닦았던 선수들이다.

경력급 코치들이 즐비한 덕분이었다. 롯데, 삼성 감독까지 역임했던 김용희 2군 감독을 비롯해 김상진 코치, 김경기 코치, 알바레즈 코치, 박철영 코치까지. 이들의 지긋한 나이와 풍부한 경험까지 합하면 가히 8개 구단 통틀어 최고다. 기술적인 조언부터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카운슬러 역할까지 맡는다.

2군 코치들의 역할은 앞으로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만수 SK 감독은 2군 시스템, 1군 콜업 대상자에 대해 2군 코치들의 재량에 100% 맡긴다고 했다. 에이스 김광현과 윤길현, 박진만, 박경완 등 주축들의 복귀가 2군 코치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위기의 SK. 이들의 승승장구와 1위 수성에는 2군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화수분 야구가 비결로 숨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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