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씽나인’, '미씽' 개연성의 비극

  • 등록 2017-03-04 오전 7:59:00

    수정 2017-03-04 오전 7:59:00

사진=SM C&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MBC 수목 미니시리즈 ‘미씽나인’이 용두사미 드라마로 불리고 있다. 웰메이드 장르물로 호평 받았던 초반을 떠올리면 안타까운 결과다.

◇기대되는 장르물→개연성 어디로

‘미씽나인’은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진 생존자 9인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했다. 트렌디한 미니시리즈를 주로 편성하는 수목극으로선 실험적인 시도였다. 첫 방송 시청률 6.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지만 애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매회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 구조가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아쉽게도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에 접근하는 듯했지만, 어느새 불사신 살인마 최태호(최태준 분)에 맞서는 소시민적인 영웅 서준오(정경호 분)와 라봉희(백진희 분)의 고군분투로 흘러갔다. 뜬금없는 격투신과 맥을 끊는 개그신은 헛웃음을 자아냈고, 비현실적인 상황이 반복되면서 개연성을 잃어갔다.

초반에는 비극적인 사건과 이를 덮으려는 정부라는 설정이 세월호를 연상시켰다. 현재로선 의미없는 ‘큰그림’이 됐다. 결국 종영을 2회 앞두고 2일 방송한 14회는 3.8%라는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런 쓰레기 같은”…안타까운 잡음

드라마 외적인 잡음도 일었다. ‘미씽나인’을 연출하는 최병길 PD가 SNS에 올린 글 때문이다. 최 PD는 26일 자신의 SNS에 “아. 이런 쓰레기 같은 걸. 정말 못 하겠다. 이제”라는 글을 게재했다. 부연 설명 없는 짧은 글이었지만, 네티즌들은 생략된 주어가 ‘미씽나인’이라고 추측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최 PD는 해당 글을 삭제하다. ‘미씽나인’이 아닌 개인적인 내용이라고 수습까지 했지만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미씽나인’은 ‘생방송’ 촬영 중이다. 당초 사전제작 드라마를 표방한 것을 떠올리면 다소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미씽나인’은 중국 동시 방송도 고려했지만, 지난해 한한령 여파로 계획이 수정됐다. 대신 제주도에서 지난해 가을 촬영을 시작했다.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촬영이 진행 중이다. 최종고도 나오지 않았다. 동일한 16부작 미니시리즈가 4개월 안에 촬영이 끝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장 일정’이다. 이 작품에 묶인 제작진과 배우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 가운데 세련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은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정경호, 백진희, 오정세, 이선빈, 최태호 등 출연 배우들이 고루 조명 받았다.

“재미로 봤다 의리로 본다”는 혹평을 듣고 있는 ‘미씽나인’이 유종의 미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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