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골키퍼 어이없는 실수' 잉글랜드, 미국과 무승부

  • 등록 2010-06-13 오전 5:23:01

    수정 2010-06-13 오후 5:35:34

▲ 결정적인 실수로 동점골을 허용한 잉글랜드 골키퍼 로버트 그린.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골키퍼의 어이없는 실수로 다 잡았던 승리를 날리고 말았다.
 
잉글랜드와 미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루스텐버그 로열바포켕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C조 첫 경기에서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았지만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잉글랜드로선 60년전인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미국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공수 조직력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노출해 월드컵 전망을 어둡게 했다. 반면 미국으로선 강호 잉글랜드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내면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잉글랜드는 전반 4분만에 쉽게 선취점을 올렸다. 미국 진영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에밀 헤스키가 안으로 밀어준 볼을 스티븐 제라드가 살짝 방향을 바꿔 골로 연결시켰다. 잉글랜드로선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는 잉글랜드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허무하게 첫 골을 내준 미국은 이후 거세게 반격을 펼쳤다. 여러차례 잉글랜드 골문을 위협하면서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잉글랜드도 웨인 루니 등이 슈팅을 시도하며 골을 노렸지만 선제골 이후 이렇다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오히려 슈팅수나 볼 점유율에서 미국이 앞설 정도였다.
 
반면 미국은 전반 막판 행운의 동점골을 얻었다. 전반 40분 잉글랜드 진영 외곽에서 클린트 뎀프시가 왼발로 중거리슛을 시도한 것이 잉글랜드 골키퍼 로버트 그린의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평범한 슈팅이었지만 그린이 어이없는 실수로 골을 만들어준 것. 잉글랜드로선 최대 고민이었던 골키퍼 문제가 현실로 나타난 순간이었다.
 
전반전에 부진했던 잉글랜드는 후반 들어 심기일전한 그라운드를 누볐다. 최전방의 루니와 헤스키가 활발히 움직이면서 미국 수비벽을 돌파하려 했다. 하지만 번번히 미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려 효과를 보지 못했다.
 
후반 7분경에는 헤스키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했지만 슈팅에 팀 하워드 골키퍼에게 걸려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20분경에는 미국의 역습에 실점 직전 상황까지 몰리기도 했다.
 
잉글랜드는 루니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이 미국 골문을 살짝 벗어나면서 아쉬움의 탄식을 질러야 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미국 골키퍼 팀 하워드의 선방에 계속 막혔다. 결국 잉글랜드와 미국 모두 추가골을 넣는데 실패, 경기는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한편, 이날 미국 대 잉글랜드전을 앞두고 국제테러단체인 알카에다가 이 경기에 대해 테러를 예고해 불상사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별 탈 없이 경기가 잘 치러졌다.
 
◇미국(4-4-2)
골키퍼 : 팀 하워드
수비수 : 카를로스 보카네그라-제이 데메리트-스티븐 체룬돌로-오구치 오니에우
미드필드 : 랜던 도너번-리카르도 클락-마이클 브래들리-클린트 뎀프시
공격수 : 로비 핀들리(<->79분 에드손 버들)-조지 알티도어(<->86분 스튜어트 홀든)
 
◇잉글랜드(4-4-2)
골키퍼 : 로버트 그린
수비수 : 레들리 킹(<->46분 제이미 캐러거)-애쉴리 콜-존 테리-글렌 존슨
미드필드 : 프랭크 램파드-애런 레넌-스티븐 제라드-제임스 밀너(<->30분 션 라이트 필립스)
공격수 : 웨인 루니-에밀 헤스키(<->79분 피터 크라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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