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열세살 성민이 스무살 어른이 돼 나타난다. 그런 성민의 얘기를 믿어주는 사람은 단짝 수린이 뿐이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가려진 시간’ 얘기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가려진 시간’에 대해 “믿음에 관한 영화”라며 ‘믿음’에 힘을 실었다. 강동원이 ‘믿음’을 중요하게 언급한 건 현대인들이 불신의 시대를 살고 있어서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급기야 일개 개인이 국정을 농단한 희대의 사건이 나라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요즘이다. 강동원도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편’이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편이에요. 이쪽 세계(연예계)가 특히 그런 것 같아요. 문서로 남겨놓지 않으면 구두로 약속했던 건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리잖아요. 저 역시 그런 일을 많이 겪기도 했고요. 책임감이 커지고 신경쓸 일이 많을 때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저를 보면 어른인 게 서글플 때가 있어요.”
강동원이 오랜 시간 개인 매니저를 두고 혼자 일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그래서 전역 후 UAA와 전속계약을 할 당시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UAA에 이어 엔터계 대형 기획사 중 한 곳인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한 것도 화제였다. YG와 손을 잡은지는 어느 덧 9개월이 됐다.
강동원은 이번 역할에서 몸은 어른이지만 정신은 소년인 어른과 소년의 경계에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극중 소년의 나이가 열세 살이다. 그의 실제 열세살의 삶도 궁금했다.
“열세살이면 초등학교 6학년 때잖아요. 그때 처음으로 이성에 눈을 떴던 것 같아요. (그 시절이 잠시 떠오른 듯 말을 뜸들였다) 순수했던 시절이고요. 그 전까지는 ‘파란 하늘 파란 하늘 꿈이’(동요)를 불렀는데 6학년 때부터 ‘너는 장미보다 아름답진 않지만’(가요)을 불렀죠. 이성에 눈을 뜨는 장면들은 성민(배역)이와 비슷했던 것 같은데요.”(웃음)
강동원이 ‘가려진 시간’을 선택한 이유는 ‘시간이 멈췄다’는 독특한 콘셉트에 매료돼서다. 말이 안되는 설정에 처음에는 ‘헛웃음’이 났다고 했다. 서른 후반의 나이인 자신이 캐릭터에 어울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러면서 “나도 그렇지만 엄태구도 스무 살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냐”고 눙쳤다. 할까 말까 고민하던 때에 엄태구의 형인 엄태화 감독을 만났고 그의 뚝심에 끌려 작품을 결정했다.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에 이어 그의 티켓파워가 판타지 로맨스에도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저는 잘 자면서 잘 일하고 싶어요. 단순히 잠의 문제가 아니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면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없고, 시청자들에게도 예의가 아니잖아요. 요즘 드라마 환경은 예전처럼 생방송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사전제작 시스템도 정착돼가고 있고 좋은 작품이 있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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