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인생]'꽃을 든 남자' 최석준 "돈다발보다 꽃다발이 행복"

  • 등록 2014-01-09 오전 8:29:34

    수정 2014-01-09 오전 8:29:34

최석준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사업가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라고 해도 안 돌아갈 거예요.”

최석준(54)은 이 같은 말로 트로트 가수로서 삶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석준은 최근 ‘천년화’가 타이틀곡인 새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에 나섰다.

지난 1999년 발매한 ‘꽃을 든 남자’로 트로트 스타가 됐지만 그 이전에는 사업을 하며 더 큰 돈을 만졌던 그다. 고향인 경북 예천에서 농사를 짓다 1989년 서울에 올라와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던 벽시계 장인의 운전기사로 시작, 1개월여 만에 동업자 관계가 됐고 1년 후에는 회사를 인수받아 운영했다. 하루에 최소 1000만원이 통장에 들어오던 시절이 4년 간 계속됐다. 이후 정유사업에 손을 댔다가 큰 손실을 봤지만 다시 서울 잠실에서 자동차 정비업소를 운영하며 안정된 생활을 했다.

최석준은 그러나 1990년대 중반 방송사에서 일하는 고향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다 “작곡가를 소개해줄 테니 가수를 해보라”는 권유에 미련 없이 사업에서 손을 뗐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꿈은 가수였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소풍을 가면 동요가 아니라 나훈아, 이미자 선배의 노래를 불렀죠.”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이 당시에도 있었다면 ‘트로트 신동’으로 출연해도 될 만큼의 실력이었다고 했다. 노래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는데 어머니가 듣는 사람이 눈물이 날 정도로 구슬프게 노래를 부르셨던 걸 보면 실력은 선천적인 것 같다고 했다.

이미 1980년대 초에 잡지 뒤에 ‘작곡가 사무실. 신인가수 양성’이라는 광고를 보고 서울에 올라와 찾아가기도 했다. 집에서 500만원을 갖고 나왔는데 그 돈을 고스란히 앨범 한 장 내는데 쏟아 부었다. 지금으로 치면 5000만원에서 1억원에 해당하는 금액. 하지만 방송 출연 등 활동은 할 수 있는 방법을 몰라 다시 고향으로 내려갔다.

30대 중반이 넘어 다시 찾아온 기회였다. ‘찬찬찬’으로 유명한 작곡가 이호섭의 1호 제자가 됐다. 당시 체중이 100kg에 육박했는데 살을 빼지 않으면 노래를 안준다고 해서 3개월 만에 30kg을 줄이기도 했다.

1997년 ‘인생도’로 데뷔 후 2년 만에 스타덤에 올랐다. ‘꽃을 든 남자’는 요즘도 노래방에서 많이 불리는 노래다. KBS2 ‘개그콘서트’의 ‘로비스트’ 코너 배경음악으로 관심을 모았던 노래가 ‘꽃을 든 남자’다. 최석준은 스스로 “행운아”라고 했다.

데뷔 당시 아내에게도 비밀로 했다가 이혼을 당할 뻔했다. 어느 날 귀가했더니 아내가 “TV에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나온다”고 말해 사실대로 말했더니 처가가 발칵 뒤집혔다. ‘외박은 절대 안한다’는 조건으로 가수활동을 인정받았다. 지금은 가족들이 가증 큰 후원자다.

“‘꽃을 든 남자’가 한창 인기를 누릴 때 매니지먼트가 있었다면 더 큰 돈을 벌었을 거예요. 매니저 없이 혼자 모든 일을 하다 보니 돈이나 활동에서 관리가 안됐죠.”

그래도 많은 돈을 벌 때보다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고 꽃 한송이를 받을 때가 더 행복하다고 했다.

최석준은 “‘물은 흐르는 대로 놔둬야지 막아놓으면 언제인가는 넘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 내가 악착같지 못해서 누군가 득을 본다면 내 후대에 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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