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변영주 감독 "변요한 교복 입힌 이유는…" [인터뷰]③

  • 등록 2024-09-10 오전 8:05:00

    수정 2024-09-10 오전 8:05:00

변영주 감독(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그래도 20대까진 보이지 않았어요?(웃음)”

변영주 감독은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하 ‘백설공주’) 비하인드를 전했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 고정우(변요한 분)가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

주인공 고정우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 가운데 변요한은 10대부터 30대까지를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극 초반, 아역이 아닌 직접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을 연기하는 변요한의 모습이 어색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사진=MBC)
변 감독은 이에 대해 “사실 그건 강박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다. 감히 말씀드리면 ‘그래서 다른 배우가 나왔으면 재밌었을까? 이건 과거와 끊임없이 연동되는 얘긴데’ 싶은 거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제작비가 있었으면 디에이징을 했을 텐데. 근데 사실은 50대를 20대로 만드는 디에이징보다 늙지 않은 배우를 어리게 보이게 하는 디에이징이 어려운 것 같다”고 너스레를 덧붙였다.

만족도를 묻자 변 감독은 “전 되게 좋아했다. 보조출연으로 온 친구들이랑 (변)요한이가 같이 앉아있는데 구분을 못 했다. 잠깐, 저 (기자들과) 눈을 못 마주치겠다”라며 “제가 괜찮다고, 하라고 했다. (고)보결이처럼 앞뒤가 완전히 다른 경우가 아니니까. 분명히 말은 나오겠지만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변 감독은 드라마 첫 연출작으로 ‘백설공주’를 택한 이유로 변요한을 꼽기도 했다. 어떤 모습 때문이었을까. 변 감독은 변요한에 대해 “새로운 얼굴을 본 건 없다. 그동안 너무 좋은 얼굴을 보여줬기 때문에 감독은 그 얼굴에서 원하는 걸 갖다 쓰는 사람일 뿐”이라며 “이를테면 ‘미스터 션샤인에서 스스로를 부끄러워 하지만 티를 안 내려고 하는 표정을 발전시켜서 상철(고준 분)에게 쓴다든가. ’소셜 포비아‘에서의 얼굴이라든가. ’소셜 포비아‘에서의 변요한 배우를 너무나 사랑했었다”고 남다른 신뢰를 전하기도 했다.

(사진=MBC)
고정우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 현구탁을 연기하는 배우는 권해효다. 변 감독은 권해효를 형이라 지칭하며 남다른 인연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20대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는데 한 번도 연출자와 배우로서는 작업을 해본 적이 없다. 이번에 처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며 “말도 안 되는 걸 요구하더라도 잘 해석해달라고 했다. 작업하는 게 정말 좋았고 언제나 기대를 하게 되는 배우”라고 밝혔다.

이어 “절대로 선배인 티를 안 내는 사람인데, 어느날 젊은 배우들 모아놓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더라. 저는 그게 저 때문인 걸 아니까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약속의 8회, 엔딩 신에서 권해효의 열연은 극의 몰입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변 감독은 해당 장면에 대해 “애초에 못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저는 컷을 부르기 싫었을 정도였어요. 전 안 힘드니까. 배우만이 힘든 거거든요. 배우의 마음 속 한 구석에는 ’오케이인 것 같은데‘ 하겠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저 얼굴을 끊기 싫다는 생각 때문에 컷을 못 부를 때가 있어요. 너무 감사했죠.”

(사진=MBC)
’백설공주‘는 또 다른 실마리를 찾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마을 공동체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로 하여금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도 한다. 변 감독은 이에 대해 “한국 사회의 어떤 감정들,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거기에 종속돼서 지푸라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특정 사건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을 염두에 두고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원작과 달리 한국 사회에서는 시체 없는 살인 사건의 경우, 우리나라 법률상 10년형을 받는 게 어렵다. 그런데 한국이니까 갑자기 5년으로 줄이면 너무 이상하지 않나. 10년형이라는 무리한 설정이 시작이 되면 나머지 부분은 리얼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프로파일러 출신 권일용 교수를 언급하며 “제 친구 권일용 교수에게 새벽 2시, 아침 7시에도 전화해서 계속 물어봤다. 많은 부분 그 친구 도움을 받아서 너무 감사했다. 단 한 번도 싫어하지 않았다”며 “지금 준비하는 작품에는 아예 자문으로 더 뻔뻔하게 부탁하려고 한다”고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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