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를 향한 고집'..강하늘의 힐링타임을 위하여

  • 등록 2015-02-11 오전 7:40:08

    수정 2015-02-11 오전 7:40:08

강하늘.(사진=한대욱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20세가 넘어서도 누군가의 아역을 연기했다.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 그가 출연했다는 사실은 팬이 아니면 잘 모르는 일이다. 요즘은 ‘장백기 안경’, ‘장백기 수트’가 10~20대 남자들에게 인기다. ‘쎄시봉’의 윤형주로 분한 그를 보며 “연기에 노래, 기타까지 잘치는 진짜 배우”라는 칭찬도 자자하다.

강하늘의 2015년이 시작부터 뜨겁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의 끝자락에서 영화 ‘쎄시봉’, ‘순수의 시대’, ‘스물’ 등 새 작품을 맞았다. ‘쎄시봉’은 관객 몰이에 한창이다. ‘순수의 시대’와 ‘스물’은 각각 오는 3월 초와 말에 개봉 예정이다. 불과 3개월 만에 4번째 변신이다. 회사원 장백기에서 포크가수 윤형주가 된 강하늘은 태조 이성계의 사위(‘순수의 시대’), 공부만 잘하는 놈(‘스물’)으로 각기 다른 옷을 입는다. 과분한 사랑엔 감사함이 따른다. 하지만 강하늘은 남모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강하늘.(사진=한대욱기자)
“달달함에 빨리 취하면 안되잖아요. 뜨거운 반응이나 관심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데…. 요즘은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해요. 주변에서는 ‘편하게 즐겨’라고 하던데, 저로썬 스트레스더라고요. 연기가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을 때부터 다짐한 것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끊임없이 채찍질해야 하니까요.”

강하늘은 고집이 강한 배우였다. 촬영 현장, 팬들과의 소통,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모두 ‘자기 생각’이 뚜렷하다. ‘미생’의 장백기가 반듯한 헤어스타일에 촌스러운 느낌의 안경을 쓴 건 그의 생각이었다. 감독조차 원치 않았던 모습인데 결국엔 ‘장백기 스타일’로 통하는 데 성공했다. 늘 로맨틱한 캐릭터만 연기했으면 하는 팬들의 바람과 다른 행보를 이어가는 것도 강하늘만의 뚝심이다. “이런 역할하면 CF섭외 안 들어올텐데”라는 소속사의 걱정을 뒤로 ‘순수의 시대’를 선택한 것도 그의 의지였다.

“연예인으로서 인지도도 중요하죠. 하지만 누군가 저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어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단 ‘난 늘 잘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갖죠. 제 좌우명이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역할은 없다’거든요. 당장 비중이 적고, 주연이 아니라도 ‘난 나중에 좋은 사람이 될거야’라는 막연한 확신을 가져왔어요. 그 덕분에 지금까지 연기 활동을 돌아봤을 때 크게 부끄럽지 않은 것 같아요.”

강하늘.(사진=한대욱기자)
‘쎄시봉’으로 관객과 만나고 2편의 영화가 기다리고 있는 지금, ‘강하늘 러브콜’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아우르고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하기로 했고,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 ‘동주’ 출연을 조율 중이다. ‘미생’ 이후로 드라마 시나리오를 고르는 안목이 높아졌다는 강하늘은 향후 스크린에서 동분서주 할 생각이다. 아직도 라이브 카페에서 기타치고 노래하는 아버지 덕에 알게 된 연극과 뮤지컬 무대의 희열도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

“최근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욕심 부리지 않는 삶이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이게 뭐지?’라고 한참 생각했는데 나름 답을 얻었습니다. ‘배우가 제일 멋있을 땐 역할로 충분히 존재할 때다’라고요. 만들어내는 모습 대신 있는 그대로의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것이 저를 위한 ‘힐링타임’이자 대중, 팬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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